'알짜 노선'으로 불리는 몽골 하늘길을 놓고 대형 항공사와 저비용 항공사들(LCC)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습니다. 중장거리 노선을 독점하던 대형 항공사와 단거리 노선을 넘어 비행시간 4시간 안팎의 중거리 노선으로 영역을 넓히려는 저비용 항공사가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에서 맞붙은 것입니다. 타깃은 지난달 한·몽골 항공협정에 따라 새로 나온 주 3회, 840여 좌석을 포함한 운수권입니다. 30년 가까이 대한항공이 독점 운항해 온 노선에서 나온 흔치 않은 먹잇감입니다.

항공 업계 2위 아시아나항공은 '좌석 운용 효율성'을 앞세워 운수권 배정을 노리고 있습니다. 일주일 3회로 운항 횟수가 제한되는 만큼, 새로 나온 840여 좌석을 충분히 활용하려면 자사의 290석짜리 A330을 투입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최대 189석 규모인 항공기를 보유한 저비용 항공사는 270여 좌석을 쓰지도 못하고 날리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대한항공도 운수권을 신청했지만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입니다.

반면 제주항공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은 가격 경쟁력을 내세웁니다. 이들은 "이제는 대형 항공사 독과점을 풀어야 할 때"라며 "국내와 일본·동남아 노선에서 보여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몽골 노선의 항공 요금을 낮추겠다"는 입장입니다.

한 저비용 항공사 관계자는 "대한항공 몽골 노선 요금이 100만원을 넘는데, 운항 거리가 비슷한 홍콩 노선에선 30만원짜리도 많다"며 "가격 구조 자체가 다른 우리가 나서 경쟁을 벌여야 판이 바뀐다"고 말했습니다.

국토부는 오는 25~26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어 운수권 배정을 최종 확정합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심의위 규칙이 정한 각종 지표를 평가해 높은 점수를 얻은 곳에 배분한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습니다. 칼자루를 쥔 심의위원 10명 명단도 공개하지 않을 방침입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항공 시장을 재편한 저비용 항공사가 시장 확대에 성공할지, 운용의 효율성을 내세운 아시아나항공이 승자가 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