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곤충의 개체수가 급감하면 100년 뒤에는 지구의 모든 곤충이 멸종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곤충이 사라지면 먹이사슬이 붕괴해 전체 생태계에 파국이 오는 것은 물론이고 농작물도 70% 이상 꽃가루받이를 못해 인류 역시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호주 시드니대 프란시스코 산체스-비요 교수와 중국 농업과학원의 크리스 위크휘스 박사 공동 연구진은 지난 11일(현지 시각) 발간한 국제학술지 '생물 보존' 3월호에서 "최근 곤충 종의 41%에서 개체수 감소 현상이 발생했으며, 곤충은 포유류와 조류, 파충류보다 8배나 빨리 사라지고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진은 지난 13년 동안 곤충 개체수의 감소를 다룬 논문 73편을 분석했다. 그 결과 현재 곤충의 3분의 1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으며, 해마다 무게로 따져 전 세계 곤충의 2.5%가 사라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일례로 나비는 1990년 이래 농경지에서 개체수가 27% 줄었으며, 숲에서는 58% 감소했다. 연구진은 지금 속도라면 10년 안에 곤충의 4분의 1이 사라지고, 100년이면 완전 멸종에 이르게 된다고 밝혔다. 곤충 멸종의 가장 큰 원인은 농경지 확대와 도시화, 삼림 훼손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였다. 비료, 살충제로 인한 화학 오염이 그다음이었으며, 외래종 유입이나 기생충 같은 생물 요인과 기후변화가 그 뒤를 이었다. 결국 곤충은 사람에 의해 멸종으로 내몰린 것이다.

연구진은 "곤충의 멸종은 지구에 제6의 대멸종이 오고 있다는 사실을 확증한다"고 밝혔다. 지구는 6600만년 전 공룡을 사라지게 한 제5의 대멸종 등 다섯 번의 대규모 생물종 격감 현상을 경험했다. 과학자들은 인류에 의한 자연 파괴와 기후변화로 인해 제6의 대멸종이 임박했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