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순이익 전년대비 8.2% 증가한 3조1567억원
신한카드 제외하고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모두 증가

신한금융지주가 지난해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KB금융(105560)에 내줬던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았다. 신한지주(055550)는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통한 보험 사업 강화,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강화해 리딩뱅크 지위를 굳히는데 전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지주는 12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그룹 전체 순이익이 역대 최대인 3조156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7년보다 8.2% 증가했다. 2011년 이후 7년 만에 3조원대 순이익에 재진입하면서 KB금융(3조689억원)을 제치고 국내 1위 금융그룹(리딩뱅크) 지위도 되찾았다.

◇은행 끌고 비은행 밀고

신한지주의 역대 최대 실적은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가 두루 좋은 실적을 낸 덕분에 가능했다.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33.2% 증가한 2조2790억원을 기록했다. 원화대출금이 전년말 대비 7.2% 늘었고, 은행 이자이익도 전년 대비 11.9% 증가하며 신한지주의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가계대출은 전세자금대출 및 우량신용대출 중심으로 증가했고, 기업대출은 소호대출이 늘었다"며 "기업과 가계 부문에서 균형잡힌 대출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신한지주가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사진은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

금융투자, 생명, 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의 실적도 두루 좋아졌다. 신한금융투자의 순이익은 2513억원으로 전년 대비 18.6% 증가했고, 신한생명 순이익도 8.6% 증가한 1310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캐피탈도 17.5% 증가한 103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신한카드만 전년대비 43.2% 감소한 5194억원의 실적을 내는데 그쳤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은행이 그룹 실적 개선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비은행 부문이 약진하면서 그룹 전체의 이익 창출 능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며 "원 신한(One Shinhan) 전략을 바탕으로 그룹사간 협업이 극대화되면서 은행의 글로벌 부문 이익이 전년대비 36% 넘게 증가한 것도 작년 실적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지주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배당안을 전년대비 150원 증가한 1600원으로 결의했다.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배당안이 그대로 확정되면 보통주 배당성향은 약 24%, 배당시가 수익률은 약 4% 수준으로 예상된다.

◇보험·인터넷은행으로 사업 영역 확장

신한지주는 리딩뱅크 지위를 굳히기 위해 올 한해 적극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실적이 올해부터 신한지주 실적에 반영되는 만큼 규모 면에서 KB금융보다 몇 걸음 앞서나갈 채비를 마쳤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이달 초에 오렌지라이프가 신한지주의 14번째 공식 자회사가 되면서 생명보험시장 내에서 신한의 위상을 제고할 기회가 생겼다"며 "다양한 형태로 원 신한 시너지 창출 방안을 마련해 그룹 가치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지주 연도별 당기순이익 추이.

여기에 더해 신한지주는 핀테크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손을 잡고 제3 인터넷전문은행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금융회사 인수합병에 관심을 가지는 등 디지털과 비은행 분야로 영역을 계속 넓히고 있다.

신한지주는 이날 이사회에서 7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전환우선주 유상증자도 추진하기로 했다. 오렌지라이프 잔여 지분 인수시 필요한 자본을 미리 확보하고, 신성장 동력에 투자할 실탄을 마련하는 차원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최근 성공적인 대형 M&A로 감소한 자본여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사전적으로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보통주로 전환이 예정되어 있는 우량 자본 확보를 통해 보통주 자본비율 관리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지주가 KB금융을 밀어내고 리딩뱅크 굳히기에 나서면서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의 친정체제 구축에도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조 회장은 연임을 노리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의 DNA였던 역동성이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라며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실적이 안정되면 조 회장의 연임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