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는 불법음란물 및 불법도박 등 불법정보를 보안접속(https) 및 우회접속 방식으로 유통하는 해외 인터넷사이트에 대한 접속차단 기능을 고도화한다고 12일 밝혔다. 방통위는 전날 있었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통신심의 결과 불법 해외사이트로 결정된 895건부터 이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https(하이퍼텍스트 보안 전송 프로토콜)’은 인터넷에서 데이터를 암호화된 방식으로 주고 받는 통신규약으로 해커가 중간에 데이터를 가로챌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또 우회접속은 IP 및 DNS 변조 소프트웨어, 통신 포트(Port) 변경 등을 활용해 접속차단 기술을 우회해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는 방식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해당 조치 실행과 관련해 "지금까지 보안접속(https) 방식의 해외 인터넷사이트에서 불법촬영물, 불법도박, 불법음란물, 불법저작물 등 불법정보가 유통되더라도 해당 사이트 접속을 기술적으로 차단할 수가 없어 법 위반 해외사업자에 대한 법집행력 확보와 이용자의 피해 구제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그간 불법정보를 과도하게 유통하는 일부 해외 인터넷 사이트의 사이트 전체를 차단하기도 했지만 표현의 자유 침해나 과차단의 우려가 제기돼왔다.
방통위는 이에 따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 7개(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삼성SDS, KINX, 세종텔레콤, 드림라인)는 작년 6월부터 해외 사이트의 불법정보를 효율적으로 차단하는 새로운 기술방식을 협의하고 관련 시스템의 차단 기능을 고도화 해왔다.
새로운 차단방식의 기술특성상 이용자가 차단된 불법 인터넷사이트 접속을 시도할 때 해당 사이트의 화면은 암전(black out) 상태로 표시되며 ‘해당 사이트는 불법으로 접속이 불가능하다’는 불법·유해정보 차단안내(warning.or.kr)나 경고문구가 제공되지 않는다.
이에 이용자의 혼선 방지를 위해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는 고객센터에서 차단된 불법 인터넷사이트의 정보를 안내하고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 유관부처에서는 새로운 접속차단 방식의 시행과 관련한 대국민 홍보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재영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국장은 "국내 인터넷사이트와 달리 그동안 법 집행 사각지대였던 불법 해외 사이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라는 국회, 언론의 지적이 많았다"면서 "앞으로 불법 해외 사이트에 대해서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디지털성범죄 영상물로 고통 받는 피해자의 인권과 웹툰 등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건전한 인터넷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