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략용 중가 스마트폰에 팝업 카메라 탑재 가능성"

'0.8%'.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공개한 지난해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14년만 해도 중국 시장 점유율 12.8%를 기록하며 샤오미·레노보 등과 경쟁하던 삼성전자는 2018년 3분기 기준 '기타'로 분류되는 굴욕을 당했다.

세계 최초로 팝업 카메라를 탑재한 중국 비보의 ‘비보 넥스’. 삼성전자도 이런 방식의 중가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 점유율 0%대라는 ‘치욕'을 벗어나기 위해 중국 시장을 노린 제품을 올해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메라가 별도로 튀어나오는 ‘팝업 카메라폰’이 눈길을 끈다.

최근 삼성전자 내부 소식에 정통한 한 중국의 유명 IT 관계자가 그의 공식 트위터 계정(@Universelce)에 이 같은 내용을 올리면서 올해 중국을 겨냥해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중가 스마트폰 ‘갤럭시 A90에 정말로 팝업 카메라가 탑재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관계자는 트위터에 "내가 왜 ‘갤럭시 A90’이 완벽하다고 했을까? 갤럭시 A90는 삼성전자가 전면부에 처음으로 팝업 카메라를 넣은 최초의 스마트폰이다. 노치(notch)도 구멍(hole)도 없으니 화면이 완벽할 수 밖에"라는 글을 게재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공개할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10’에 마케팅 화력을 집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중국 등 중저가 시장을 겨냥한 제품도 소홀하게 보지 않는다.

지난 5일(현지시각) 인도 시장을 겨냥해 저가 스마트폰 ‘갤럭시M’ 라인을 현지 출시한 것도 같은 배경에서다. 삼성전자는 판매량과 매출액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이날 아마존 인도 사이트를 통해 1차 판매를 시작한 갤럭시M10과 갤럭시M20는 준비된 물량이 3분 만에 소진되는 등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추후 출시될 갤럭시A 라인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과 스펙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 외에 중저가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 왜 팝업 카메라인가

갤럭시A90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선보이고 있는 팝업 카메라를 삼성도 택했다는 점 때문이다. 트위터 내용대로 삼성이 카메라가 별도로 튀어나오는 형태의 팝업 카메라를 탑재한다면, 삼성 최초의 팝업 카메라 폰이 된다.

팝업 카메라는 스마트폰 업계의 ‘스마트폰 테두리(베젤) 얇게 하기’ 경쟁에서 나온 것이다. 베젤을 줄이면 화면 비중을 키워 몰입감을 극대화할 수 있다. 미학적으도 전면 화면부를 100% 깨끗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애플이 주도하고 있는 ‘M자형(노치) 디스플레이’나 삼성처럼 카메라가 있는 구멍만 남긴 채 전면을 디스플레이로 채운 ‘홀 디스플레이’가 방법론적으로는 대세이지만, 팝업 카메라는 베젤을 아예 없앨 수 있다.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비보, 오포 등이 처음 선보인 방식이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인 삼성 입장에서는 팝업 카메라의 내구성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이미지나 신뢰성 면에서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만큼 ‘홀 디스플레이’를 택했다"면서 "중국 업체들이 팝업 카메라로 나서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 공략용으로 좀 늦었지만 모험을 해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ASP)가 200달러(약 22만원) 초반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가 고가 스마트폰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이나 매출의 상당 부분이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 점유율 0%대라도 "중국 시장 못 버려"

그래픽=송윤혜

삼성전자는 애플, 화웨이와 함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으나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만큼은 고전하고 있다. 지난 2014년에만 해도 점유율 12.3%를 기록하며 샤오미, 레노보 등과 경쟁했으나 지난해 기준으로 점유율이 1%가 채 안 되는 수준으로 주저앉으면서 체면을 구기고 있는 상황이다.

오정숙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중저가 스마트폰은 물론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제품 경쟁력을 갖추면서 국내 업체는 중국에서 시장 퇴출에 가까울 정도로 경쟁력을 상실한 상태"라면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안정된 유통채널 활용, 현지 맞춤형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해 중국 업체의 제품과 차별화된 제품,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