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들이 멤버십 포인트 혜택에는 신경을 쓰지만 마일리지에는 신경쓰지 않아 매년 수십억원대의 마일리지가 소멸되는 만큼,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SK텔레콤에서 운영 중인 통신사 마일리지 ‘레인보우 포인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노웅래(더불어민주당) 위원장과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3년 이후 2018년까지 6년간 소멸된 통신 3사의 마일리지는 1905억원이다. 같은 기간 적립된 마일리지(1360억원)의 1.4배 수준이다.

노웅래 위원장은 "마일리지로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지만 통신사들이 제대로 홍보하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소멸되는 통신사 마일리지가 상당하다. 통신사 마일리지가 적극 활용되도록 통신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통신사 마일리지는 휴대전화 이용요금의 일정 비율만큼 가입자에게 제공된다. 종량제 요금제 가입자가 통신사 마일리지 주 사용자다. 통신사마다 다르지만 통신비 1000원을 쓰면 마일리지 5점이 적립되는 식이다. 통신사 마일리지 1점은 1원 정도의 현금 가치가 있다.

쌓인 통신사 마일리지는 통신비 결제나 1년간 유효한 멤버십 포인트로 전환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마일리지 1만점을 사용하면 통신비 1만원을 할인 받을 수 있는 식이다. 적립 후 7년이 지나면 소멸된다. 매년 1월 복지 개념으로 주어지는 통신사 멤버십 포인트와는 다른 개념이다

통신사 마일리지는 SK텔레콤에서는 ‘레인보우 포인트’, KT는 ‘장기 보너스마일리지’, LG유플러스는 ‘ez포인트’라는 이름으로 각각 운영되고 있다. 통신사 마일리지는 신용카드 적립 포인트와 같은 개념이다. 고객이 돈을 쓴 만큼 쌓인다.

하지만 마일리지 관련 관리·홍보와 사용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멤버십 포인트 혜택의 경우 잦은 개편을 통해 개선되지만, 마일리지는 특별한 개편이 없다.

마일리지 확인도 어렵다. SK텔레콤의 경우 모바일 T월드 앱을 실행하고 ‘My T’ 메뉴를 누른 후, 화면 아래 쪽에 있는 ‘레인보우 포인트’ 메뉴를 눌러야 마일리지 확인이 가능하다. 멤버십 포인트 혜택의 경우 앱 첫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마일리지로 통신비를 낼 수 있고 데이터로도 바꿀 수 있다"며 "아직 마일리지 현금화는 논의된 바 없다. 마일리지 사용 독려를 위해 분기 별로 문자를 보내거나 여러가지 방면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사들은 매월 요금고지서를 통해 마일리지 사용·소멸현황을 안내하고 있다. 유효기간이 되면 해당 고객에게 1개월 전 사전 문자를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매년 사라지는 마일리지가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만큼, 쉬운 접근성을 위한 마일리지 개편과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보호단체 관계자는 "수익성이 좋은 정액 요금제 가입자를 위한 멤버십 포인트 혜택에 집중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수긍이 된다"며 "하지만 마일리지를 사용하는 고객들도 수익을 창출하는 고객이다. 소수의 소비자들을 위한 마일리지 개편 등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