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의 영화 투자가 또다시 대박을 터트렸다. 2019년 첫 천만 관객 돌파 영화인 ‘극한직업’이 그 주인공이다. 이병헌 감독의 ‘극한직업’은 9일 9시 기준 1139만9876명의 관객이 관람했다. 한국 영화로는 역대 18번째 천만 영화이며, 흥행순위로는 14위다.

극한직업은 해체 위기의 마약팀 경찰 5명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 창업한 치킨집이 입소문을 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코미디 영화다.

기업은행(024110)은 이 영화에 직접투자 7억원,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9000만원 등 총 7억9000만원을 투자했다. 극한직업의 순 제작비가 약 65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투자금이다. 이 영화의 투자·배급사인 CJ ENM(035760)다음으로 많은 투자금이라고 한다.

올해 첫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극한직업의 포스터

극한직업의 손익분기점은 247만명이다. 손익분기점의 4배가 넘는 관객을 동원했으니, 기업은행 입장에서는 대박이 터진 것이다. 실제 영화의 누적 매출액(8일 기준)은 951억 8945만원으로 제작비의 14배를 벌어들였다. 업계에서는 이런 기세라면 역대 흥행순위 10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영화 투자 수익률은 계약마다 차이는 있지만, 손익분기점을 넘겨야 원금을 회수하고 수익도 발생한다"며 "제작비가 적어 손익분기점이 낮은 극한직업의 경우 수익이 아주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이 투자한 영화 ‘말모이’의 관객수도 설 연휴 기간이었던 지난 4일 손익분기점인 280만명(해외 선판매 포함)을 넘었다. 말모이는 1940년대 일제강점기, 한국어 사전을 만들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우리말을 모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장가에서는 말모이의 관객수가 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한국 영화사상 최초 ‘쌍천만’ 영화인 ‘신과함께 1, 2’로도 대박을 터트린 바 있다. 1편은 1441만명(박스오피스 2위), 2편은 1227만명(박스오피스 10위)의 관객 몰이를 했다.

기업은행은 이 영화에 20억원을 투자했다. 기업은행의 손익분기점은 1편과 2편을 합쳐 1200만명. 이미 1편 관객(1441만명)만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지난해 유일한 천만 영화인 신과함께 2편과 올해 첫 천만 영화인 극한직업 모두 기업은행의 손길이 닿은 것이다.

기업은행이 투자해 작년에 개봉한 영화 17건 가운데 9건이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투자성공률은 52.9%에 달한다. 상업영화 손익분기점 달성률이 평균 3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좋은 성적이라는 게 기업은행의 설명이다.

기업은행의 영화 투자를 견인하는 부서는 문화콘텐츠금융팀이다. 2012년 금융권 최초로 구성된 문화콘텐츠 전담 투자부서다. 영화, 드라마, 공연 등 문화콘텐츠산업 전반에 대출과 투자 등의 방식으로 지원한다.

기업은행 문화콘텐츠금융팀 관계자는 대박 영화 투자 비결에 대해 "우수한 라인업을 보유한 제작사·배급사의 연간 라인업영화(평균 4~5 작품)에 투자해 업무효율성을 높이고 위험도 줄이고 있다"며 "지속적인 역량 강화로 투자 성공률도 오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