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행동주의 펀드 KCGI(일명 강성부펀드)가 한진과 한진칼(180640)측에 전자투표제 도입을 요구했다.

KCGI 측은 7일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한누리를 통해 다음달 개최 예정인 한진칼 및 한진 정기주주총회 및 이후 주총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해달라는 서신을 보냈다고 밝혔다.

KCGI는 서신에서 "전자투표는 주주들의 주주총회 참여를 용이하게 할 뿐 아니라 회사의 주총 관련 업무처리 시간을 단축하고 의결 정족수 확보를 위한 비용을 절감하도록 한 제도"라며 "상법에 따라 2018년 현재 전체 상장사 1984개 중 60.6%가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들의 주총 참여를 독려하고 주총 관련 업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한진칼과 한진의 이번 정기주총 및 이후 주총에서 전자투표를 도입해 실시하도록 이사회에서 결의해줄 것을 요청한다"면서 "전자투표 도입 요청을 적극 수용해 주주와 회사에 대한 의무를 다해 달라"고 했다.

조선DB

KCGI는 전자투표 도입을 요구하는 서신에 대해 오는 18일까지 이사회의 입장을 회신해달라고 덧붙였다. KCGI의 전자투표제 도입 요구는 오는 3월 주총을 앞두고 조양호 회장 등 오너 일가 측과의 표 대결에 대비해 우호 세력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의 하나로 풀이된다.

기업지배구조 전문가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KCGI는 지난해 11월부터 산하 유한회사를 통해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진칼 지분 10.81%와 한진 지분 8.03%를 확보, 양사의 2대 주주로 올랐다.

KCGI는 지난달 21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공개 제안서를 발표하면서 ‘오너 리스크’ 해소를 주장한 뒤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 신청, 주주 의견 취합, 소액주주 현황 파악을 위한 이메일 발송 등 오너 일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