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 들었다.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평준화되고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스마트폰산업 자체가 역성장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차별요소가 줄어들고 있지만, 국내에서 애플 ‘아이폰’과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의 사용자층은 두텁다. 통신업계는 국내 아이폰·갤럭시 사용자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조선비즈가 아이폰·갤럭시 사용자에게 아이폰·갤럭시를 선택한 이유를 물어봤다.

애플이 지난해 9월 공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아이폰XS’.

아이폰을 선택한 대부분의 이유로는 타 기기와의 연동과 디자인이 꼽혔다.

대학원생 유재선(27·여)씨는 애플 태블릿 ‘아이패드’와의 연동을 장점으로 꼽았다. 유씨는 "아이패드를 먼저 쓰게 됐는데 아이폰과 연동이 된다 해 아이폰을 구매하고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회사원 김진우(31)씨는 구형 아이폰과의 연동을 장점으로 꼽았다. 김씨는 "제일 처음 샀던 스마트폰이 2009년에 나왔던 ‘아이폰3GS’다"며 "연동을 통해 신형 스마트폰에서도 구형 스마트폰 해놓았던 설정이 연동되다 보니까 어느 순간 다른 제품을 쓰지 못하겠다"고 했다.

대학원생 박혜원(26·여)씨는 디자인을 이유로 꼽았다. 박씨는 "아이폰을 쓰면 인싸(친구들 사이에서 잘 나간다는 의미의 신조어)스럽다는 이미지가 강하고 예뻐서 아이폰을 쓴다"고 했다.

실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아이폰을 쓰는 사람이 이상형"이라는 내용의 글이 돌기도 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아이폰을 쓰면 트렌드를 따르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설명이다.

아이폰을 쓰면 호감도가 상승한다는 내용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

갤럭시 사용자들은 편리함과 애프터서비스를 장점으로 꼽았다.

회사원 이상원(31)씨와 대학원생 천혜현(30·여)씨는 소프트웨어를 장점으로 꼽았다. 이씨는 "제약이 있는 아이폰보다 파일을 다루는 게 더 유연하다"며 "아이폰은 이것저것 제약이 많지만 갤럭시는 제약이 없으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에 제일 낫다"고 했다. 천씨는 "그냥 뭔가 아이폰보다 편리한 거 같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2월 공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9’.

회사원 김다정(27·여)씨는 이어폰 잭을 장점으로 꼽았다. 김씨는 "원래 아이폰을 쓰다가 아이폰이 이어폰 잭을 없애면서 갤럭시로 바꿨다"며 "다른 제품들은 삼성전자보다 뭔가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이미지 때문에 갤럭시를 샀다"고 했다.

회사원 이종수(34)씨는 애프터서비스의 편리함을 장점으로 꼽았다. 이씨는 "애플은 서비스센터가 별로 없다"며 "있긴 하지만 공식 서비스센터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삼성전자는 애프터서비스가 잘 돼 있어서 갤럭시를 골랐다"고 했다.

이처럼 아이폰과 갤럭시의 장점은 뚜렷하지만 가격이 비싸다. 애플 ‘아이폰XS 맥스’ 512기가바이트(GB) 모델의 경우 198만원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 512GB 모델은 135만3000원이다. 전화·카메라·인터넷 등 기본적인 기능을 고려하면 70만~90만원대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히 같은 기능을 누릴 수 있다.

한 소비자 심리 전문가는 상대적으로 비싼 아이폰과 갤럭시를 쓰는 이유로 ‘소확행’을 꼽았다. 소확행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이다. 자금력이 부족해 비싼 자동차·아파트 등을 살 순 없지만, 전화기만큼은 최고를 써 소확행을 누린다고 설명했다.

성용준 고려대 심리학 교수는 "젊은 층이 비싼 차·아파트는 못 사지만 전화기만큼은 최고를 쓰는 데, 이것은 소확행하고 같은 맥락"이라며 "예전과는 달리 애플 같은 업체들이 여성들을 타깃으로 한 광고를 내보내면서 여성들도 고가 전자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이기도 하다. 또 스마트폰 출고가가 비싸도 통신요금과 함께 내는 할부 방식으로 이어지면서, 부담이 없기 때문에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작은 사치라고 생각하고 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