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없는 2030 청년들이 올해는 정부가 마련한 주거 지원 혜택을 좀 볼 수 있을까.

청년과 신혼부부 등 주거 약자를 위한 지원 제도를 금융과 주택 부문으로 나눠 살펴봤다.

⃟청년우대형 청약통장 가입해 볼만

금융 부문에서는 ‘소득 수준이 평균 이하인 사회생활 초년기 청년층’을 위한 지원책이 눈에 띈다. 최근 1년 사이에 새로 도입된 정책들이 많다 보니 아직 실적이 제대로 집계된 경우는 드물다.

지난해 7월 31일 출시된 ‘청년우대형 청약통장’은 연 소득 3000만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인 만 19~29세가 가입하면 우대금리 혜택이 있다. 납입한 원금 5000만원까지는 이자를 1.5%포인트 추가로 얹어준다. 다른 청약통장처럼 연 240만원 한도로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소관 부처인 국토교통부 집계에 따르면 출시 이후 지난해 말까지 청약우대형 청약통장 계좌수와 유치 금액은 각각 11만7443건, 약 2440억원이다. 다만 이는 일반 청약통장에서 전환한 실적도 포함된 숫자로, 신규 가입한 실적은 별도로 집계되지 않았다.

통계청의 최신 ‘임금근로 일자리별 소득 결과’를 보면, 2017년 기준으로 20대의 평균 근속기간은 1.2년, 중위소득(중간값)은 185만원에 불과했다. 30대 근로자 역시 평균 근속기간과 중위소득이 각각 3.7년, 278만원에 그쳤다. 그만큼 늦깎이로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근로자가 많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청년우대형 청약통장 가입요건이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연령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국내 취업시장의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기 못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정부는 올해부터 만 34세 이하까지, 3년 안에 독립이나 결혼 등으로 세대주가 될 예정이거나 무주택가구의 세대원이기만 해도 청년우대형 청약통장에 가입할 수 있도록 자격 요건을 완화했다.

청년층을 위한 전·월세 대출도 정부 당국의 집계치가 아직 없다. 지난해 말 출시된 ‘청년 전용 보증부 월세 대출’은 연 소득 2000만원 이내인 만 34세 이하 단독세대주라면 전월세 보증금을 최대 3500만원까지 연 1.8% 금리로 빌릴 수 있는 상품이다. 월세금도 월 40만원까지 대출금리 연 1.5%가 적용된다.

중소‧중견기업에서 일하는 경우에는 ‘중소기업 취업 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이용하면 최대 1억원까지 연 1.2%에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청년 전용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은 나이 제한이 만 19세 이상 25세 미만으로, 더 엄격하다. 대출액에 따라 연 2.3~2.7% 금리가 차등 적용되고 보증금의 최대 80%, 35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해당 대출 상품들은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에서, 청년우대형 청약저축은 5개 시중은행과 대구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에서 가입할 수 있다.

⃟2월 13일부터 매입임대주택 입주 신청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국민·영구·행복주택 등 건설임대와 매입임대, 전세임대 등으로 총 12만2585호를 공급하기로 했다. 직전 해보다 50% 늘어난 물량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신혼부부를 위한 지원이 대폭 늘었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정부가 공공임대주택의 입주 자격을 완화한 만큼, 요건에 맞는다면 일정을 꼼꼼히 챙겨 지원해볼 만하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청년과 신혼부부에 대한 임대주택 지원 기준을 완화했다. 대학생과 졸업 2년 이내인 취업준비생에 한정됐던 청년 대상자는 나이 기준 만 19~39세로 확대됐다.

신혼부부의 경우 대상지 거주 요건이 사라졌고, 맞벌이 기준 소득 기준도 완화됐다. 가구 월 평균소득이 지난해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 평균소득의 70%에서 90%(약 450만원)로, 결혼한 지 7년 이내인 신혼부부거나 입주 전까지 혼인신고를 마칠 예비 신혼부부면 지원할 수 있다.

청년·신혼부부 매입임대주택 예비입주자 모집

지난해 9월 신혼부부 매입임대주택 예비입주자를 처음 모집한 LH는 오는 13일부터(청년 대상은 20일부터) ‘청년·신혼부부 매입임대주택’의 입주 신청을 받는다. 매입임대주택 제도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사들인 집을 주변 시세보다 60~80% 저렴한 보증금과 임대료만 받고 빌려주는 사업이다. 총자산은 2억8000만원 이하, 보유 자동차 가격은 2500만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신혼부부·청년 주거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오는 2022년까지 신혼희망타운 1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신혼희망타운’은 결혼 7년 차 이내면서 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인 부부에게 주변 시세보다 20~30% 저렴하게 아파트를 분양하고, 연 1%대 금리로 대출해주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