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발표한 가운데, 회사는 31일 컨퍼런스콜에서 중간지주회사(조선합작법인)를 설립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사업법인을 거느리는 지배구조를 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중공업지주 밑에 중간지주회사인 조선합작법인을 두고 그 아래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삼호중공업, 대우조선해양 4개 법인을 거느리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조선합작법인은 중간지주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사업지주로서 엔지니어링 회사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며 "해외 진출도 모색하는 만큼 해외 엔지니어링 핵심 기업을 인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엽 현대중공업 상무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독립회사로 운영된다"며 "영업과 생산 등은 기본적으로 현재 시스템이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크게 보면 현재와 큰 차이는 없다"며 "본사와 대우조선 임직원의 고용안정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우조선의 자회사들은 인수안에 포함되지 않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대우조선 자회사와 관련해 산업은행, 회계법인과 함께 많은 검토를 했다"며 "계약 과정에서 대한조선 등 대우조선의 자회사들은 책임지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인수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 '규모의 경제'를 이뤄 수익성 개선을 이룰 수 있다고 봤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연구개발(R&D) 통합, 중복 투자 제거,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재료비 절감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며 "기술 공유를 통해 생산성이 높아지면 결국 원가절감이 가능해지고 이것이 수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현대오일뱅크 지분 매각이 이번 인수에 필요한 자금 조달 움직임이었다는 설은 부인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매각은 시기가 그렇게 된 것뿐이지 전혀 무관하다"며 "지분매각으로 이입 예상되는 1조8000억원은 신사업 추진과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