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는 28일(현지 시각)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孟晩舟·사진) 부회장을 전격 기소했다. 이는 30일부터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을 이틀 앞둔 시점으로 협상에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주 검찰은 이날 화웨이와 홍콩 소재 계열사인 스카이콤 테크, 화웨이 미국 법인과 멍 부회장을 금융 사기 등 13개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화웨이가 이란에 장비를 수출하기 위해 홍콩 회사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또 미국은 이날 캐나다 법무부에 멍 부회장의 신병인도를 공식 요청했다. 멍 부회장은 지난달 캐나다 밴쿠버에서 체포된 이후 1000만 캐나다달러(약 85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 가택 연금된 상태다. 이날 워싱턴주 대배심도 화웨이를 영업 기밀 유출 등 10개 혐의로 기소했다. 화웨이의 엔지니어들이 미국 통신업체인 T모바일의 로봇 '태피(Tappy)'의 사진을 몰래 찍어 이를 유출해 복제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미국이 중국의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경영 활동을 말살시키려고 하는 데에는 강한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8일 "중국의 반도체 기업인 푸젠진화반도체가 3월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는 작년 10월 푸젠진화반도체가 미국 마이크론의 기술을 유출했다는 혐의로 미국산(産) 반도체 장비·부품 수출을 금지하고, 기술 제휴도 막는 제재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