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국토교통부·한국감정원

올해 지방이 ‘미분양 무덤’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서울과 인천·경기 등 수도권과 정부 청사가 이전된 세종 등을 제외한 지방권은 미분양이 줄곧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분양마저 줄줄이 쏟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24일 한국감정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최근 3년간 수도권 미분양은 2015년 11월 2만6578건에서 6500건(2018년 11월)으로 75% 대폭 줄었다. 미분양이 매달 세 자리수에 불과했던 서울의 경우, 가장 최근 집계된 지난해 11월 기준 미분양은 28건에 불과하다.

미분양 추이를 보면 수도권과 지방의 온도차가 선명하게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라권과 충청권은 소폭 늘거나 제자리걸음을 해 선방한 반면, 경상권과 강원·제주 지역의 미분양은 많이 늘었다.

경상권의 미분양은 같은 기간 6154건에서 2만8992건으로 거의 5배가 됐다. 5300건 정도인 강원 지역 미분양 주택 물량도 3년 새 2배 이상 늘어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에 신규 분양이 이어지면 지방에선 미분양이 부쩍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수요가 많은 서울과 신도시 등 수도권 지역은 평당 가격을 낮추는 것만으로도 분양 수요를 자극할 수 있지만, 지방에선 일부 핵심 지역을 제외하면 이 마저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의 통계를 보면, 올해 전국에 분양될 아파트 물량은 38만9677가구로, 지난 해(22만5374가구)보다 70% 이상 늘었다. 신규 분양 물량의 절반 정도만 수도권이다.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에는 최근 1~2년 새 인가를 받은 재건축 물량들이 대거 포함돼 조합원 등 실거주자들이 분양 물량을 상당 부분 흡수할 전망이다.

올해 분양할 ‘평촌 래미안 푸르지오’는 총 1199가구 중 일반분양이 333가구에 불과하고, ‘개포주공4단지’ 재건축은 전체 3343가구 중 238가구만 일반분양 대상이다.

수도권의 분양 열기는 가격 상승으로 나타나는 중이다. 아파트 청약 열기가 거셌던 지난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의 민간아파트 분양 가격은 1㎡당 평균 10.9% 상승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서울에선 1㎡당 평균 739만8000원(3.3㎡당 평균 2441만3400원)당 을 기록했다. 반면, 지방(광역시 제외)의 아파트 분양가는 단위당 4.4% 오른 평균 261만4000원(3.3㎡당 평균 862만6200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