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체들이 베트남 공략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한국에 대한 우호적 정서가 충만한 지금이 우리 기업이 진출할 적기(適期)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박항서 감독 열풍’과 한국 가수와 드라마의 인기로 베트남인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어느때보다 좋은 상황이다. 베트남은 최근 제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지로도 급부상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이 지는 해라면, 베트남은 떠오르는 해입니다. 최근 해외 교역국과의 사업들 중 베트남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 소비재 기업 진출 확대 등 협력을 넓힐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윤철민 대한상의 지역협력팀장의 얘기다.

◇ 베트남으로 달려가는 경제단체들

코트라(KOTRA)는 베트남 중부 최대도시 다낭에 무역관을 개설한다고 21일 밝혔다. 코트라가 베트남에 개설한 3번째 무역관으로, 베트남은 미국, 중국 등에 이어 세계에서 3개 이상 무역관이 개설된 7번째 국가가 됐다.

코트라는 다낭이 고급 소비시장으로의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며, 한류 열풍이 높아 우리 소비재 진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베트남 중부에 우리 기업은 두산중공업, 팬코 등 50여개 제조기업이 진출해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해 5월 호치민 푸미흥 전시장(SECC)에서 ‘제1회 베트남 국제 프리미엄 소비재전’및 ‘제6회 베트남 국제 베이비&키즈페어’를 열었다. 베트남 유일의 B2B 전문 소비재 수출입 교역전으로, 롯데마트, 세븐일레븐, CJ홈쇼핑 등 대형 유통채널이 참여했다.

대한상의는 지난해 말 방한한 응웬 티 낌 응언 베트남 국회의장을 초청해 '한-베트남 투자·무역 포럼'을 열었다. 2009년 베트남 사무소를 연 상의는 공공 및 민간 네트워크를 활용해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베트남정부에 진출기업의 애로를 건의하며 고위당국자와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한국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 생산기지 넘어 3대 교역국 올라서…"포스트 차이나"
베트남은 값싼 노동력으로 한국의 '생산기지'를 넘어 최근 신규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2020년쯤 베트남이 한국의 제2 수출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2위인 미국을 제치고 중국 다음으로 큰 수출시장이 되는 것이다.

베트남은 2014년만 해도 우리나라의 6위 수출 대상국이었다. 하지만 2015년 싱가포르와 일본을 제치고 4위로 발돋움했고 작년에는 홍콩까지 제쳐 3위로 부상했다. 한국이 베트남 수입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7년 8.5%에서 작년에는 22.1%로 올라갔다.

우리 기업과 경제단체들은 베트남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베트남은 월평균 임금이 200달러(약 21만원) 수준으로 낮은 데다 젊은 인구 비중이 높다. 베트남 인구는 2025년 1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중 35세 미만이 전체의 60%로 추정된다. 무협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 이후 베트남이 '포스트 차이나(post China)'로도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