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서치 보고서의 독립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위원회가 제도 개선에 나선지 2년이 다 돼 가지만 ‘매수’ 보고서가 압도적으로 많은 관행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가 제시한 목표 주가와 실제 주가 간 괴리율도 여전히 컸다.

20일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7년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 제도 개선 전후 1년 간의 공표 리서치 보고서 4만4734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2016년 기업이 애널리스트의 부정적 보고서에 압박을 가한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자 2017년 9월 △목표 주가-실제 주가 괴리율 공시 △검수 기능 강화 △보수 산정 기준 명확화 등 애널리스트의 독립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실시했다.

그러나 제도 개선 후에도 매도 의견(전체 보고서의 2%)이 매수 의견(76%) 보다 매우 적은 관행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특히 국내 증권사의 보고서 중 매도의견 비중은 0.1%로 외국계 증권사(13%) 대비 현저히 낮은 현상도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목표주가 달성률 현황

보고서 분석 대상이 코스피 기업에 쏠린 문제도 해소되지 않았다. 조사 기간 중 코스피 기업 분석 보고서는 78%로 코스닥 기업 비중(22%) 대비 3배 이상 많았다.

목표주가 괴리율은 제도 개선 전후 모두 외국계 증권사가 국내 증권사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만큼 외국계 증권사의 주가 예측력이 높았다는 뜻이다. 목표주가 괴리율은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제시한 통상 1년 후 예상 주가와 대상 기간 중 실제 주가와의 차이를 비율로 환산한 것이다.

목표주가 괴리율이 가장 큰 곳은 평균가 기준으로는 교보(-27.9%), 토러스(-26.3%), 흥국(-24.3%), 골든브릿지(-23.7%), 유화(-23.3%), 키움(-23.2%)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최고가 기준으로는 교보(-18.9%), 키움(-15.9%), 이베스트(-15.9%), BNK(-12.9%), 미래(-12.6%) 등의 순서로 적중률이 낮았다.

목표주가 괴리율이 가장 낮아 주가 적중률이 높은 증권사는 평균가 기준으로 JP모건(-11.7%), 최고가 기준으로는 도이치증권(6.6%)으로 나타났다.

목표 주가 달성률(목표 대상 기간 중 실제 주가의 목표 주가 도달 여부)은 제도 개선 이전보다 이후에 오히려 더 떨어졌다. 전체 보고서 중 평균가 기준으로는 6%, 최고가 기준으로는 19%의 보고서만이 목표 주가에 도달했다.

금감원의 권고에 따라 리서치보고서의 내부 검수를 위한 전담 조직 및 주요 사항 심의를 위한 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는 증권사는 각각 26곳, 36곳으로 집계됐다. 외국계 증권사가 내부검수 등 조직 구비 뿐 아니라 운영의 질적 측면에서도 국내 증권사 대비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고 금감원은 평가했다. 다만 내부검수조직과 심의위원회가 있다고 해서 목표주가 괴리율이 낮지는 않았다. 즉 해당 기구가 보고서의 품질 향상과는 큰 관련이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반면 보고서 품질이나 생산 실적, 투자의견 적정성 등의 평가 요소를 애널리스트 보수 산정 기준에 반영한 증권사(37곳)들의 경우 목표주가 괴리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현행 제도운영상 발견된 오류 이행 미흡 사항에 대해서는 간담회 등을 통해 업계에 전파하는 한편, 향후 리서치보고서 신뢰성 제고를 위해 증권사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등 필요한 개선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