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장을 겸직하게 된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DGB금융지주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의 대구은행장 겸직이 확정됐다.

18일 DGB대구은행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어 김 회장을 행장 후보로 확정했다. DGB금융은 지난 11일 자회사 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어 김 회장을 행장 후보로 추천하고, 2020년 12월 31일까지 2년간 한시적 겸직 체제로 운영하기로 결의했었다. 이에 임추위는 지난 15일 김 회장의 행장 겸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한 차례 연기한 뒤 이날 김 회장의 행장 겸직을 수용했다. 김 회장은 오는 29일 주주 총회 승인을 거치면 대구은행장에 최종 선임된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3월 박인규 전 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사퇴한 뒤 10개월간 행장 대행 체제를 유지해왔다. 박 전 행장은 지난해 9월 채용 비리 등의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지난해 7월 김경룡 전 DGB금융 부사장이 차기 행장에 내정됐지만, 김 회장이 채용비리 등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사실상 퇴임시켰다. 임추위는 이제는 대행 체제를 끝내고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는 명분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임추위는 "대구은행의 미래 발전과 조직 안정화 및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지역사회, 고객, 임직원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고심했다"며 "은행장 장기 경영공백 상황의 종결을 통한 조속한 경영 정상화만이 현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임을 공감하며, DGB금융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의 결의에 따른 한시적 겸직체제를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김 회장은 차기 은행장 육성을 비롯한 조직 안정화와 경영 정상화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김 회장은 노동조합 등이 김 회장의 겸직에 강하게 반발하자 14일 직접 사내방송을 통해 "겸직기간 동안 은행장을 육성한 후 미련없이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어 "학연·지연 등에 얽매이지 않는 투명한 인사, 내부인재 양성 및 다양한 기회제공, 파벌문화와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기업문화 근절 등DGB만의 건전한 기업문화를 조성할 것"이라며 "과거로의 회귀나 권력의 독점으로 인한 폐단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임추위도 "DGB금융 통합, 화합하는 모습으로 새 출발 하기를 염원한다"며 "권력집중 견제방안으로 지주회사가 밝힌 경영감시시스템 강화, 투명한 인사시스템 구축, 기업문화 개선, 자율경영 체제 구축, 차기 은행장 육성 및 선임계획에 대한 약속을 차질없이 이행해 달라"고 김 회장에게 주문했다.

김 회장은 1978년 외환은행에 입사하면서 금융권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외환은행이 KEB하나은행으로 통합된 후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하나은행 부행장, 하나생명 대표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5월 제3대 DGB금융 회장으로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