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평균 임대료 60개월 연속 오르고 공실률 하락

홍콩, 미국, 영국, 호주 등 선진국 부동산이 꺾인 것과 달리 일본 도쿄 부동산은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가 견고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일본 리츠(REITs·부동산 투자 전문뮤추얼펀드)를 불확실성이 높은 주식시장의 대안 투자처로 제시하고 있다.

19일 일본 부동산 정보업체 미키상사와 NH투자증권(005940)에 따르면, 도쿄 5개 중심구 치요다구와 츄오구, 미나토구, 신주쿠구, 시부야구의 작년 12월 기준 오피스 평균 임대료는 3.3㎡당 2만엔(약 206만원)을 넘어섰다. 2013년만 해도 9%에 육박했던 공실률도 1.88%까지 하락했다. 임대료는 60개월 연속 올랐고, 공실률 또한 꾸준히 내려가고 있다. 역세권 인근의 대형 오피스인 프라임 오피스로 따지면 2011년 이후 7년 넘게 지속적으로 올라 임대료가 평당 3만8000엔에 달하는 상황이다. 도쿄 전체 호텔 가동률도 85%선까지 올라왔다.

일본 도쿄 시내의 전경

◇관광객 북적북적…경기 호황에 도쿄로 인구 몰리는 현상까지

도쿄의 오피스 경기가 양호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엔화 약세에 따른 관광객 증가와 정부의 인프라 투자 정책, 그리고 전통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는 인구감소마저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구 감소 국면인데도 부동산이 활황인 것은 도쿄도로 기업과 사람이 몰리는 영향이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데이코쿠데이터뱅크에 따르면, 1980년대 이후로는 땅값이 비싼 도쿄에서 타 지역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것이 트렌드였으나 2014년부터 역전됐다. 2014~2017년엔 매해 100여개 이상 기업이 오히려 도쿄로 들어오고 있다. 데이코쿠데이터뱅크는 도쿄로 본사를 이전하는 기업이 많아진 것과 관련해 "거래처와의 접점 강화, 유능한 인력 확보, 교통 편리 때문"이라고 밝혔다. 기업뿐 아니라 사람 또한 몰리고 있다. 일본 인구는 2008년 이후 감소 추세이지만 도쿄도만 보면 2000년 1200만명에서 2017년 1300만명으로 증가했다.

기업 경기도 좋은 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2012년 이후 2018년까지 일본의 생산활동가능인구는 470만명 감소했지만, 경기 호황 덕에 실제로 일을 하는 사람 숫자는 440만명 증가했다. 닛케이신문은 일본 수도권 사철(민영 지하철) 9개사의 승객수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일본 정부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엔화 약세로 관광객이 몰리는 것이 긍정적 요인이다. 지난해 일본 관광객은 3100만명에 달했다. 시장 정보업체 팩트세트에 따르면 방일 관광객의 여행 소비액은 2011년 8000억엔이었으나 2017년엔 4조4000억엔으로 급증했다.

◇일본리츠 3개월 수익률 3%안팎…"부동산 디벨로퍼도 관심"

증권 전문가들은 일본 리츠가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을 피할 대안이라고 설명한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지난해 11.7% 하락했으나 리츠는 11% 넘게 올랐다. 글로벌 리츠지수도 4.94% 내렸다. 일본 부동산 경기가 독보적인 셈이다.

제로인에 따르면 해외부동산 일본리츠재간접펀드인 한화JapanREITs부동산투자신탁1과 삼성Japan Property부동산투자신탁, 삼성J-REITs부동산투자신탁1 등은 최근 3개월 수익률이 2.58~3.81%를 기록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재팬호텔리츠, 인빈서블, 모리트러스트호텔 등 호텔주나 재팬리테일펀드, 휴릭리츠 등을 관심종목으로 제시했다. 김형근 애널리스트는 "도쿄지역 상업용 부동산은 최소한 도쿄올림픽이 있는 2020년까지는 양호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리츠나 부동산 디벨로퍼인 스미토모부동산, 미쓰이부동산 등에 관심을 가질 시점"이라고 했다.

대신증권 글로벌부동산팀도 ‘도쿄 미나토구 오피스 시장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서 "도쿄 5구나 오사카 등 대도시는 부동산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평당가 또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