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라하는 랜드마크 단지들도 부동산 시장에 불어닥친 한파를 비켜가지 못했다. 시가총액 상위 단지 가격까지 하락세로 돌아섰다.

14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KB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월 대비 0.71% 하락하며 지난해 7월 이후 5개월 만에 처음 하락했다. 이 지수는 KB국민은행이 매년 12월 기준 전국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해 이듬해 1년 동안 매달 시가총액 변동액을 계산해 지수화한 것이다.

지난해 KB 선도아파트 50지수에는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 등 재건축 추진 단지를 비롯해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같은 신축 아파트, 이촌동 한가람아파트을 포함한 10년 이상된 단지,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주상복합까지 다양한 단지들이 포함됐다.

지방에서는 과천 원문동 래미안슈르, 부산 재송동 더샾센텀파크1차와 화명동 화명롯데캐슬카이저, 대구 황금동 캐슬골드파크 등이 포함됐다. 각 지역에서 가격이 비싸면서 단지 규모가 큰 아파트들이다.

2017년 말부터 가파르게 오르던 KB 선도아파트 50 지수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조처가 시행된 지난해 4월부터 주춤해지기도 했었다. 거래 절벽 현상이 나타나던 이 시기에는 매달 0%대의 상승세를 보였고, 7월에는 0.15% 내림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하지만 주택 시장이 다시 활발해지며 KB 선도아파트 50지수도 다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8월 상승세로 돌아선 지수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와 용산 통합 개발 방침을 밝힌 뒤로 9월 들어 한 달 만에 5.43%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9월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열두 달 중 최고치인 1.09%를 기록했다. 서울 역시 연중 최고 수준인 3.83%의 상승률을 보였다. 선도 아파트의 경우 훨씬 큰 상승폭을 보인 셈이다.

이후 정부가 9·13 대책과 9·21 대책을 연달아 발표한 여파로 부동산 열기가 식기 시작하자 KB 선도아파트 50 지수도 서서히 상승세가 약해지기 시작했다. 10월 1.54%, 11월 0.18% 오른 선도 50 아파트 지수는 12월에 0.71% 하락한 158.8을 기록하며 2018년을 마감했다.

한편 KB 선도아파트 50 지수의 지난해 전체 상승률은 22.36%였다. 연간 기준으로는 2014년 5.10% 상승하며 오름세를 보인 이후 2015년 7.52%, 2016년 12.0%로 상승 폭을 키웠다. 2017년에도 15.91% 상승하며 2018년까지 5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상승 폭도 키웠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정부 규제로 랜드마크 단지들도 시세 하락 여파를 피해가지 못한 것 같다"면서 "올해 서울 아파트 값이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두드러진 상승세가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