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분야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LG전자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습니다."

조성진〈사진〉 LG전자 부회장은 9일(현지 시각) CES 행사장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가정용, 산업용, 웨어러블(입는), 엔터테인먼트 등 모든 분야의 로봇을 개발하겠다"면서 "2년 뒤면 로봇 사업에서 이익을 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현재 공항·쇼핑몰에서 손님을 안내하는 로봇을 상용화했고 올해는 잔디깎기 로봇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번 CES에서는 사람이 입으면 더 무거운 물건을 들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 '클로이 수트 봇'을 선보였다.

조 부회장은 "향후 몇 년간 급성장이 예상되는 생활 로봇 시장에서 전 세계 어느 기업도 뚜렷한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인력과 자본을 충분히 투자하면 앞서갈 수 있다"면서 "일본·독일·스위스 업체들이 선점한 산업용 로봇도 스마트 공장이 본격화되면 지금과는 다른 형태의 로봇이 필요하기 때문에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과 인재 확보를 위한 기업 인수도 적극 추진하겠다"며 "인공지능·자율주행·로봇 등의 분야에서 전 세계 50여 개 기업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조 부회장은 미국 아마존·구글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생활가전 시장에서 LG전자의 잠재적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조 부회장은 "아마존은 최근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가상 서버)에서 그때그때 다운로드받아 쓰는 전자레인지를 선보였다"면서 "우리도 클라우드 가전제품을 만들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기능을 장착한 AI(인공지능) 전자레인지를 단돈 59.99달러(약 6만7000원)에 판매 중이다. 조 부회장은 "세탁기, 냉장고에 클라우드를 장착하면 소프트웨어 관련 부품을 빼 가격을 낮출 수 있고, 세탁 프로그램이나 냉장고 관리 기능은 소비자가 선택해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며 "환경이 계속 변하는데 기존 방식대로 세탁기, 냉장고만 만들어서는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고 했다.

지난해 오스트리아 차량 헤드램프 전문 제조사인 ZKW를 인수한 자동차 전장(전자장치) 시장에서는 그룹 차원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자율주행차 시대에 필요한 기술은 대부분 LG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이라며 "모터는 LG전자가 충분한 경쟁력이 있고 LG이노텍은 카메라·센서,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 내부 계기판과 대시보드에 쓰는 디스플레이의 최강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