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19에서는 국내·외 업체들의 TV 신제품 경쟁이 치열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물론 소니가 인공지능(AI)을 탑재한 8K 고화질 TV를 선보였다.

LG전자가 CES 2019에서 선보인 88인치 8K OLED TV. 삼성전자, 소니는 물론 중국 가전 업체들도 8K TV를 선보였다.

◇ 8K, 시장 표준 눈앞…고도 디스플레이 기술 경쟁 치열

현재 시장에 8K TV를 선보인 것은 3사 중 삼성전자(005930)가 유일하다. 8K QLED TV를 선보이면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CES 2019에서 마련한 부스에서도 8K QLED TV를 선보였다. 올해 추가된 98인치 모델까지 내놨다.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는 "시장에 8K TV를 선보인 것은 삼성이 유일하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LG전자(066570)역시 CES 2019를 통해 8K OLED TV를 선보였다. OLED TV 제품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만큼 독보적인 화질을 선보였다. 특히 OLED 롤러블 TV까지 선보이는데다가 곡면 OLED 화면 폭포 전시로 부스에서의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소니도 연내 출시를 목표로 8K TV를 준비 중이다. 실제로 CES 2019에서 마련한 부스에서도 85인치, 98인치 8K LED TV를 전시했다. 소니는 8K 영상과 동시에 고음질의 음향 출력 기능을 강조했다.

기존 TV 시장의 강자들 외에도 중국 업체들 역시 8K TV를 선보이면서 곧 시장 표준이 8K가 될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TCL, 하이얼(Haier) 역시 8K QLED TV를 내세워 부스 주요 부분을 장식했다.

8K 대형화면 TV 시장 경쟁과 함께 디스플레이의 기술 수준 경쟁도 볼만하다. LG전자의 OLED 롤러블 TV는 OLED 특유의 화질은 물론 내구성을 담보하는 휘어지는 디스플레이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를 75인치로 줄여 상용화가 가능한 모델을 선보였고, 소니는 자사의 마이크로 LED 기술을 크리스탈 LED로 이름 붙여 대화면으로 선보였다.

LG전자와 삼성전자 외에도 소니(위)는 물론 하이얼(아래 왼쪽), TCL도 8K TV를 CES 2019에서 선보였다.

◇ AI는 기본, 사용자 이해를 높여라

이번 CES 2019는 구글과 아마존의 AI 기능이 TV의 필수사양이 됐다는 점도 보여줬다. 삼성전자는 빅스비를 통해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 알렉사 기능을 사용하게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정 내에서 TV를 핵심 가전으로 두고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가진 가전들의 관제탑 역할을 하게 만들었다. 스마트폰과 AI 스피커를 통해 AI에 명령을 내렸다면 이제는 스마트TV가 사용자의 명령을 듣고 실행에 옮기는 주축이 된 셈이다.

LG전자, 삼성전자, 소니는 물론 중국 업체까지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 알렉사를 통해 TV 조작하게 만들고 있다. 이를 넘어서 사용자 시청 패턴 분석과 이에 맞춘 추천 기능도 탑재하는 추세다.

TV에 적용된 AI는 단순히 기기를 음성으로 조작하고 주변 기기와 연계시키는 것을 넘어 사용자를 학습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LG전자와 삼성전자 모두 스마트 TV에 탑재된 AI가 사용자의 시청 이력을 기억했다가 같은 시간대에 봤던 영상의 패턴을 보여주거나 콘텐츠를 추천할 수 있게 했다.

TV에 적용된 사용자 학습 기능은 AI를 통해서 사용자가 일일이 명령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게 특징이다. TV를 크면 시청 환경에 맞춰 조명이 조절되고, 냉장고 디스플레이에서 냉장고 안의 음식으로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찾으면 이와 관련된 오븐이 자동으로 켜지고 예열모드를 시작하는 식이다.

◇ 개방성 강조…애플 빗장도 풀렸다

올해 가전업체들이 구글과 아마존의 AI를 TV에 이식한 것과 함께 주목할 만한 점은 그동안 독자 행보를 걸어왔던 애플이 문호를 개방했다는 점이다. 애플 아이폰에 있던 ‘에어플레이' 기능은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TV에서 모두 이용 가능하다. 에어플레이는 아이폰에서 보는 영상을 큰 화면으로 옮겨 볼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미러링이다. 그동안은 애플의 스마트TV나 컴퓨터, 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군에서만 가능했던 제한이 풀렸다.

삼성전자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아이튠즈 기능을 넣어 애플 사용자들이 TV에서 바로 콘텐츠를 구매하고 감상할 수 있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