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새해 1월 1일 자로 파격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차장·부장 등 중간 관리자와 상무 등 임원을 '간부'라는 호칭 하나로 통폐합하는 파격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 조직 개편에는 2300명이 포함됐다.

도요타에는 이제 상무와 상무이사 직책이 더 이상 없다. 33명의 상무 가운데 3명만이 전무로 승진했고 나머지 상무와 26명의 상무이사는 부서장으로 자리를 옮겼거나 퇴임했다. 조직 개편으로 사장·부사장 등 도요타의 임원 수는 55명에서 23명으로 줄었다.

도요타는 앞서 2016년 4월 신체제 개편을 발표했다. 이후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유지한 도요타는 지난해 역대 최대인 25조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는 도요타가 또다시 조직 개편에 나선 것을 두고 자동차 업계에선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에 IT업체와 차량 공유 회사 등이 뛰어든 격변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뒷받침하듯 도요다 아키오(63) 도요타 회장의 30대 아들은 제조 부서가 아닌 AI(인공지능) 관련 자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요타는 지난해 차량 공유 업체 '우버'에 5억달러(약 5600억원), 같은 해 6월에는 동남아시아 시장의 1위 차량 공유 회사 '그랩'에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등을 투자하며 IT 업체의 재빠른 의사 결정 구조에 주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일본의 통신사 소프트뱅크와 미래차 사업을 함께 하겠다며 합작회사 설립을 발표하기도 했다. 도요타는 특히 30대로 구성된 소프트뱅크 자율주행차 개발 자회사의 핵심 경영진을 보고 나이와 학력에 매몰돼선 미래에 살아남을 수 없다는 문제의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의 새 인사 제도에선 능력이 있다면 40대 초반이어도 기존 상무의 업무를 담당할 수 있도록 했다.

아키오 회장은 "격동의 시대에서 살아남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영 과제를 달성할 수 있는 '프로'가 종횡무진 활약할 수 있는 기업 풍토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