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과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사용자별 맞춤 추천이 주요 경쟁 기술로 떠올랐다. 만(萬) 단위의 콘텐츠를 꾸준하게 즐기게 만들면서 사용자를 늘리고 플랫폼 안에서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데 핵심 기술이기 때문이다.

주요 경쟁력이 된 추천 기술을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들이 섬세하게 발전시켜가고 있다. 기계학습(머신러닝)과 딥러닝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수준이 높아졌다.

넷플릭스 같은 경우 사용자별로 표출되는 콘텐츠를 달리하는 것을 넘어 썸네일(대표 이미지) 디자인까지 취향에 맞게 바꿔주는 수준이 됐다. 음원 서비스 회사들은 좋아하는 가수와 음악 장르만 분석하는데 그치지 않고 음악을 감상하는 장소, 시간을 고려해주고 즐겨듣던 음악의 박자나 선율까지 고려해준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추천은 스트리밍 회사들의 핵심 경쟁력이 됐다.

◇ 사용자 만족도 핵심된 추천 기술

동영상과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대부분이 유료 구독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동영상에서는 넷플릭스, 왓챠 등이 대표적인데 만 단위 콘텐츠 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적절한 콘텐츠를 확보하고 추천하지 못하면 사용자 이탈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역시 사용자 할인 혜택이 지난 후 이탈률이 높아지기도 한다.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 관계자는 "특정 영상이나 서비스를 목표로 1개월 무료체험이나 할인 제공이 끝나면 이탈률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며 "쾌적한 사용자 환경을 제공해야 이탈률을 낮출 수 있으며 최근에는 AI 스피커의 등장과 스마트TV 기능 추가 등으로 추천 기능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박태훈 왓챠 플레이 대표는 "대부분의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똑같은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며 "창업 당시부터 개인화 추천을 사업 목표로 뒀는데 영상을 고르고 검색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이는 인터페이스는 고객 이탈을 만들기 때문에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최근에는 유독 서비스에서 추천 기능을 강조하기도 한다. 왓챠 플레이는 가입 직후부터 사용자 취향을 파악하는 질문을 던지면서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넷플릭스 역시 사용자 이력을 통해 영상별 취향에 맞는 정도를 퍼센트로 표시해준다.

네이버(NAVER(035420))는 최근 기존 음원서비스 네이버 뮤직을 음악 추천 서비스 바이브와 결합해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최근 출시한 플로(FLO)에서 AI 기능을 바탕으로 한 추천 기능을 강조해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 끊임없이 보고 듣게 만들어라…섬세해진 추천 기능

추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각 사별 치열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 같은 경우 이런 기능을 높이기 위해 2006년 영화 평점 관련 기계학습과 데이터 마이닝 경연 대회를 열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기기별, 국가별 사용자 패턴을 분석하는데 인구통계학적 자료인 지역, 나이 등의 정보와는 다르게 시청 취향만을 반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콘텐츠 평가 방법도 기존 별점제도에서 2017년부터 좋아요와 싫어요 만으로 단순화해 정확도를 더 높이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서로 다른 사용자에게 같은 영화 ‘굿 윌 헌팅’을 추천하더라도 기존에 감상한 영상 패턴에 따라 대표 이미지를 달리 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또 시청 영상을 선택할 때 영상의 대표 이미지가 중요하다는 것도 파악해 사용자별로 다른 썸네일을 보여준다. 사용자가 1.8초 동안 콘텐츠 선택에 고민할 때 관심의 82%가 포스터에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했다. 사용자 행동 패턴에 따라 같은 영상일지라도 다른 대표 이미지가 표출되도록 고도화했다.

음원 서비스 역시 섬세해지긴 마찬가지다. 청취 이력이나 자주 든는 가수와 음악 장르만 파악하는데서 그치지 않는다.

네이버의 바이브는 사용자가 자주 들은 곡의 구조, 소리의 크기 등 개별 곡 특성을 파악해 좋아할만한 곡을 추천한다. SK텔레콤의 플로 역시 곡의 파형을 학습해 사용자가 좋아할만한 곡을 추천한다. 카카오의 멜론은 장소와 분위기에 맞는 곡 추천을 넘어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음악, 운동 강도와 속도에 맞게 들을 수 있는 음악 등을 추천하기 시작했다.

박태훈 왓챠 플레이 대표는 "유튜브, 페이스북 등도 동영상을 관심 가질만한 것으로 골라 개인화 추천을 해서 보여줄 정도"라며 "추천을 잘하려면 사용자의 데이터를 많이 모으고 정교하게 분류해 기계학습과 딥러닝으로 추천 정확도를 높여야 사용자 관심사별 추천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 핵심은 사용자 데이터를 얼마나 모으느냐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은 AI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기능과 특징,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고도화된 AI에도 데이터가 엉망이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단 사용자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하거나 절반 이상 이용료 할인을 해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용자 패턴이 파악되지 않으면 아무리 AI가 고도화되도 학습에 한계가 있고 섬세하고 다양해져야할 추천 패턴이 단순화된다. 시장 선두주자가 더 고도화되고 다양한 패턴의 추천 서비스를 내놓는 이유다.

한 스트리밍 서비스 관계자는 "음원 서비스를 새로 시작하는 업체들이 손해를 보더라도 공격적으로 AI 스피커와의 연계, 대규모 할인을 제공하는 이유가 서비스 고도화에 있다"며 "한편으로는 시장에 이미 안착한 기존 업체들의 입지를 흔들기 쉽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