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는 지난 23일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이 작년보다 30% 늘어 사상 최초로 2억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2010년 판매량 300만대에서 불과 8년 만에 67배나 성장한 것이다. 화웨이는 내년 삼성전자를 제치고 판매량에서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올해 5년 연속 지켜왔던 스마트폰 3억대 판매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성장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역(逆)성장을 하면서 3분기까지 2억2200만대 판매에 그쳤다.

반도체 가격은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대만의 반도체 시장조사 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주력 반도체 제품인 D램 가격은 올 10월 10.74% 하락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1.64% 하락했다.

자동차·조선의 부진 속에서 한국 경제를 지탱해왔던 IT(정보기술) 산업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스마트폰에서는 화웨이가 빠르게 추격하고 있고 호황을 누려왔던 반도체는 수요 감소로 인한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올 4분기 영업이익이 13조9000억원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는 올 3분기보다 21% 줄어든 수치다. 올 3분기 6조472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SK하이닉스는 내년 1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급감할 전망이다.

삼성·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LG이노텍 등 대표 부품 기업들과 네이버·카카오 등 인터넷 기업들의 실적도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연세대 성태윤 교수(경제학)는 "세계 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드는 상황이기 때문에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IT 산업의 실적 부진은 예상보다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