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이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보통 '승용차'라고 하면 사람들은 세단의 차 모양부터 떠올린다. 말하자면 승용차의 대명사인 셈이다. 그러나 SUV에 밀려 점유율을 계속 빼앗기고 있다. 올해 1~3분기 국내에서 SUV와 CDV(밴 형태의 다목적 차량)는 49만6234대가 판매됐고, 세단은 64만7006대가 판매됐다. 작년 동기 대비로 보면 SUV와 CDV 판매량이 10.1% 증가한 것에 비해 세단은 6.6% 감소했다.

최근 새로운 모델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세단이 다른 차종의 거센 추격을 뿌리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내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수입차 업체도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 걸쳐 새 세단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세단 시장 대목인 연말 노려 신차 출시 활발

보통 자동차 업계에서 연말은 비성수기로 불리지만 세단만 놓고 보면 승진 및 인사이동으로 법인 차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연말이 '대목'으로 꼽힌다.

먼저 세단 시장 경쟁에 불을 붙인 것은 현대자동차이다. 현대차의 고급 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지난달 27일 EQ900을 부분 변경한 'G90'을 출시했다. 부분 변경이지만 신차급으로 디자인을 변경하고, 다이아몬드 무늬의 그릴과 전용 휠을 장착한 게 특징이다. 기존의 윙 엠블럼은 제네시스 레터링 엠블럼으로 바뀌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전 계약으로만 전 모델인 EQ900의 올해 1~10월 누적 판매 대수(6688대)를 넘어서는 등 세단 수요자들이 대거 몰렸다"고 말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G80 완전 변경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수입차에서도 세단 출시가 활발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달 1일 '더 뉴 CLS'를 출시했다. 6년 만에 완전 변경된 모델이며 CLS 최초로 5인승 모델로 개발됐다.

반자율 주행 기능을 지원하는 등 안전 및 편의 사양이 기본으로 적용됐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컴팩트카 A-클래스 최초의 세단 '더 뉴 A-클래스 세단'과 AMG가 독자 개발한 최초의 4-도어 스포츠카 '더 뉴 AMG GT 4-도어 쿠페' 등을 출시해 세단 라인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도요타는 올해 플래그십 세단인 아발론의 새 모델인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와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에서 '뉴 제너레이션 ES 300h'를 각각 출시했다.

2019년에도 이어지는 세단 경쟁

내년에도 세단 경쟁은 치열하게 이어진다. 도요타는 '세단'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8 LA모터쇼에서 잭 홀리스 도요타 북미 총괄책임은 "최근 SUV 시장이 빠르게 성장해도 세단 등 전통적인 승용차 시장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걸 믿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최대한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게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후 36개월 안에 세단부터 SUV까지 전 차종을 아우르는 신차 19종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BMW는 전 세계에서 1500만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링 BMW 3의 7세대 모델을 내년 3월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BMW 뉴 3시리즈는 역동적인 디자인과 민첩한 핸들링, 혁신적인 첨단 옵션을 특징으로 한다. 이전 모델보다 전장은 85mm 길어진 4709mm, 전폭은 16㎜가 늘어난 1827mm, 전고는 1mm만 높인 1442mm로 디자인됐다. 휠 베이스와 윤거도 더욱 넓어졌다. BMW 모델 최초로 리프트 지원 댐퍼가 장착된다.

아우디는 내년 대표 세단인 A6와 A7 신형을 내놓는다. 새로 출시될 A6의 모든 엔진에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기본 탑재된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고출력이 요구되는 주요 부품에 기존보다 높은 전압을 사용해 기존 하이브리드보다 높은 출력을 내도록 하는 것이다. 연비와 가속력을 높이고, 배출가스 감소 효과가 있다. 볼보는 세단 시장 공략을 위해 2019년형 'S90'을 내놓으면서 엔진 라인업을 3종에서 2종으로 단순화하고 가격을 기존 모델보다 600만원 낮추기로 했다. 푸조는 내년 초 기존 모델을 8년 만에 완전 변경한 '뉴 푸조 508'을 선보인다. 국내 모델에는 1.5와 2.0 Blue Hdi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