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박항서〈사진〉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의 인기를 등에 업고 베트남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베트남이 경제성장에 힘입어 아세안 국가 중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큰 신흥 제약 시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베트남 의약품 시장 규모는 52억달러(약 5조8000억원)다.

CJ헬스케어는 지난 20일 베트남 1위 제약기업인 비메딕스와 위 식도 역류 질환 신약 후보 물질 '케이캡'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CJ헬스케어는 비메딕스와 신약을 공동 개발한 뒤 2021년부터 베트남에 정식 출시해 10년 동안 완제품을 현지에 공급할 예정이다. 동아제약은 지난 6월 박항서 감독을 홍보 모델로 내세워 에너지 음료 '박카스'를 판매하기 시작해 지난 10월까지 약 280만 캔을 수출했다. 금액으로는 20억원 안팎이다. 유전자 검사 기업 테라젠이텍스는 지난 5일 베트남 유전자 분석 기업 아이덴티파이와 손잡고, 기형아 검사 등 산부인과 관련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했다.

국내 제약사들은 상대적으로 생소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사회 공헌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16년 베트남 법인을 세운 조아제약은 지난 7월 베트남 사격 대표팀에 자사 건강기능식품 '조아바이톤'을 제공하는 후원 협약을 맺었다. 삼일제약은 지난 8월 호치민안과병원과 함께 실명 환자 2명에게 각막 이식 수술비를 지원했다. 삼일제약은 2021년 완공을 목표로 베트남에 안약 생산 공장을 세우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가 최근 한국 제약기업에 법인세 인하 등 혜택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