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약품(000020)의 전문경영인들이 회사 내부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잇달아 떠나고 있다. 이달 사임을 표한 유광렬 동화약품 사장을 포함해 2008년부터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퇴직한 대표이사만 6명이다.

동화약품은 21일 윤도준·유광렬 대표이사에서 윤도준·이설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유광렬 대표이사는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했으며 인사·홍보실을 맡아 온 이설 이사가 대신 자리를 맡는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로 유 전 대표는 동화약품 사장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10개월만에 회사를 나갔다. 업계에 따르면 유 전 대표는 동화약품 이전 직장인 의약품 유통업체 ‘지오영’으로 복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동화약품을 떠난 전문경영인은 유 전 대표뿐 아니다. 2008년 동화약품 이사를 지냈던 조창수 사장을 시작으로 2012년 얀센 출신의 박제화 사장, 2013년 화이자 출신의 이숭래 사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2015년에는 동화맨으로 알려진 오희수 사장도 떠났으며 2016년 영입한 박스터코리아 출신의 손지훈 사장은 2018년 1월 휴젤로 회사를 옮겼다. 동화약품은 손 전 사장 사임 시에도 이설 인사·홍보실 이사가 대표이사 자리를 맡았다가 유 전 대표를 영입했다.

동화약품 내부에서는 전문경영인들이 계속해서 회사를 떠나는 이유를 기존 동화약품 내 임원간 마찰과 오너 중심의 지배구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사업 방향을 놓고 동화약품 오너인 윤도준 회장과 의견 차이를 겪는데다 동화약품에서 잔뼈가 굵은 기존 임원과 갈등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동화약품은 활명수 등 일반의약품 중심의 사업을 2012년 이후 전문의약품 중심으로 재편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리베이트 문제와 함께 적잖은 내홍을 겪은 것으로 안다"며 "외부에서 전문경영인을 영입해도 회사 내에서 대표이사가 일을 하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동화약품 간판제품 ‘까스활명수큐’ 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