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본사 문화홀에서 임직원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임직원 간 소통을 강화하고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일하는 공간부터 바꿨다.

아모레퍼시픽그룹 본사는 '공간이 생각을 지배한다'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이 담긴 건물이다. 지난해 말 서울 용산에 문을 연 본사는 지하 7층~지상 22층 높이에 연면적 18만8902 m²(약 5만7150평) 규모의 건물로, 수용 인원은 7000여명이다. 건물 내에는 임직원의 편의를 고려한 다양한 시설을 마련했다. 실내 정원 '루프 가든'이 대표적이다. 5층과 11층, 17층에 자리잡은 3개의 정원을 통해 임직원들이 건물 내 어느 곳에서 근무하더라도 자연과 가깝게 호흡하면서 편안하게 소통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여러 사람이 쉽게 소통할 수 있도록 수평적이고 넓은 업무 공간도 갖췄다. 임직원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 사무실 내 칸막이를 없앤 개방형 책상을 설치하고 곳곳에 상하층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내부 계단도 마련했다. 회의실은 모두 투명한 유리벽으로 구성했다. 개인 업무공간 외 구성원 간 협업 시 활용하는 공용 공간을 확대하고, 집중해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1인용 '워크 포커스 공간'을 마련하는 등 업무의 성격, 개인의 필요 등에 따라 업무 공간을 자유자재로 선택할 수 있는 유연한 환경을 제공했다. 3개 정원의 개구부와 건물 외부의 창을 통해 건물 내 어느 자리에서도 자연 채광이 들어온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자연 채광에 최적화된 가구 배치, 외부 조도에 따라 자동 센서로 조정되는 내부 조명 등을 통해 건강한 사무 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임직원의 건강관리를 돕는 의료 시설도 갖추고 있다. 본사 16층에 있는 AP-세브란스 클리닉은 가정의학과 종합진료는 물론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등 요일별 특화 진료를 하는 사내 병원이다. 업무시간 내 언제든지 사전 예약을 통해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 전문의급 의료진의 수준 높은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진료 비용은 사원증으로 간편하게 결제 가능하다. 근골격계 질환 예방 및 개선을 위한 운동치료, 물리치료 위한 시설도 마련됐다.

이밖에 아모레퍼시픽은 임직원의 건강과 행복 지수를 높이기 위해 사내 건강펀드, 금연펀드 등을 운영 중이다. 직원들이 설정한 건강 관련 목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달성했을 경우 회사에서 소정의 보상을 하는 해당 제도에는 많은 임직원이 참여하고 있다. 5층에는 직원 전용 피트니스센터인 AP피트니스와 임직원을 위한 마사지 공간인 라온, 여성 임직원의 배려 공간인 레이디스 라운지가 있다. 바른 자세를 권장하고 임직원들의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높낮이가 조절되는 '스탠딩 워크' 책상도 지급하고 있다.

일하기 좋은 공간을 임직원에게 제공하려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기업문화는 연구동 건립에서도 드러난다. 2010년에 준공된 제 2연구동인 '미지움'은 '아름다움(美)을 추구하는 지혜(智)의 장(um)'이라는 의미와 '미지(未知)의 세계를 개척한다'는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담고 있다. 미지움은 지하 2층, 지상 3층 높이에 연면적은 총 2만6000m² 규모다. 건립에는 총 500억원이 투입됐으며, 포르투갈의 세계적인 건축가 알바로 시자(Siza)가 설계를 맡았다. 연구공간은 전면이 탁 트여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자연광의 유입을 높이고 빛과 공기순환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중정과 고축창을 설치했다.

서경배 회장은 "'공간이 생각을 지배한다'라는 모티브 아래 연구원들이 좀 더 창의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공간을 짓고 싶었다"면서 "미를 창조하는 연구원들이 창의력을 가장 잘 발현할 수 있도록 중점을 두고 설계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임직원의 자기 계발을 위한 교육 환경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부터 일대일로 진행되는 원어민 어학 강의인 '글로벌 라운지' 프로그램을 신설해 임직원에게 어학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부터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교육 제도를 확대, 지원자의 어학 시험 응시료를 지원하고 개개인의 수준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글로벌 어학 교육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