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012330)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2019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가상공간 터치기술’ 등 미래차 신기술을 대거 공개한다고 16일 전했다.

가상공간 터치기술은 내비게이션이나 오디오를 터치식으로 눌러 조작할 필요가 없는 기술이다. 탑승객은 완전 자율주행 모드에서 영화를 감상하다가 손가락을 허공에 눌러 다른 영화를 선택하거나 볼륨을 조절할 수 있다.

내년 CES에서 현대모비스가 선보일 ‘가상공간 터치기술’과 ‘유리창 디스플레이’ 등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시연 모습

가상공간 터치기술은 운전자의 시선과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이 일직선에 위치하면 작동한다. 차량 내부의 카메라가 운전자의 눈과 손짓을 인식하는 원리다. 박수 소리로 조명을 끄거나, 스마트폰으로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방식을 뛰어넘는 첨단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자율주행 모드에서 영상과 차량 주변 상황은 전면 유리창에 펼쳐진다. 유리창 디스플레이는 AVN(오디오·비디오·네비게이션)이나 클러스터(계기판) 다음 단계의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부상할 전망이다.

유리창 디스플레이는 특수 입자를 입힌 유리창에 전기를 가해 외부로부터 빛을 차단한다. 수동주행 모드에서는 평상시와 다름 없는 투명한 유리창이지만, 자율주행 모드에서는 짙은 필름을 부착한 것처럼 어두워진다. 유리창에 영상을 투영하면 차량용 스크린이 되고, 정면과 옆면 유리창을 연결하면 초대형 스크린으로 활용할 수 있다. 사이드미러를 대체한 카메라 시스템(CMS)은 차량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송출해 유리창 하단에 보여준다.

이와 함께 현대모비스는 탑승객의 감정에 따라 차량과 운전자가 소통하는 컨셉도 선보인다. 자율주행차 스스로 탑승객의 감정에 따라 밝은 조명을 틀어주거나 신나는 음악을 틀어준다. 차량 내부에 장착한 카메라가 얼굴을 인지해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이 탑승객의 감정을 ‘기쁨’ 또는 ‘슬픔’ 등으로 분류하는 기술이다.

탑승객 감정상태는 SNS처럼 다른 차량과 공유할 수 있다. 주변 차량 중 기쁜 감정의 운전자는 파란색으로, 화난 운전자는 빨간색으로 표시하는 방식이다. 불안한 감정상태의 운전자를 피해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다.

탑승객 감정 인식 기술은 현대모비스가 엠스타트(M. Start) 공모전을 통해 선발한 국내 유망 스타트업인 제네시스랩과 협업한 사례다. 현대모비스는 탑승객 안면인식 기술을 향후 음주운전이나 졸음운전 방지 등 안전기술 개발에 활용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의 2019 CES 전시관 조감도

현대모비스는 내년 CES에서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커뮤니케이션 라이팅 ▲수소연료전지모듈 발전시스템 등 현재 주력 중인 정보통신(ICT) 융합기술과 친환경 기술을 전면에 내세울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CES에 핵심부품을 전시하는 별도 공간을 마련하고 글로벌 완성차 고객 대상 수주활동에도 주력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초 북미·중국의 전기차 업체 등 총 20여개 글로벌 완성차 업체 관계자를 초청해 상담을 실시하고 현재 이들 고객사와 신규 수주를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다.

장재호 현대모비스 EE(Electrical & Electronics) 연구소장은 "이번 CES를 통해 자율주행차 탑승객의 편의성을 높이는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며 "자율주행 시대는 운전자와 동승자의 구분이 없어지고 자동차는 그 자체로 스마트 디바이스와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