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기업의 이사회에 여성이사가 지나치게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경서 고려대 교수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18 한국금융학회 동계 정책심포지엄에서 "국내 기업은 여전히 매우 소수의 여성임원이 존재하고 있고, 이사회의 경우도 성다양성이 부족하다"며 "여성이사의 확대를 위한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금융지주회사 이사회의 책임과 역할'을 주제로 여러 전문가가 금융지주회사 이사회의 다양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박 교수는 한국 금융지주회사 이사회의 여러 문제점 중에서도 여성이사 비율이 적은 것을 지적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 이사회의 여성이사 비율은 2.4%에 불과하다. 코스피200 기업 가운데 여성이사를 선임한 기업은 22개사에 그친다. 여성이사 비율이 40%를 웃도는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나 미국(14.2%), 영국(20.3%) 등 영미권 국가에 비해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아시아 국가인 인도도 여성이사 비율이 12.4%나 된다.

박 교수는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이사회의 여성이사 비율과 기업 성과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해외 여러 국가들은 이사회의 성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모범규준을 비롯한 법제화 등의 방법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여성이사 비율이 낮은 일본의 경우 지난해 정부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2020년까지 여성이사 비율을 10%로 늘리겠다고 한 바 있다.

박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금융회사지배구조 모범규준 등에 성다양성 대한 보다 강력한 권고사항을 포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경성규범화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