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른 가운데 대구와 광주·전남 등도 물가상승률 이상의 높은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조선업 등 주력산업이 부진했던 울산과 경남 등 영남권 대부분 지방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아파트로 한정하면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고, 단독주택의 경우엔 안 오른 곳 없을 정도로 전국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12월 주택 매매 시장은 정부가 9·13 대책을 내놓은 여파로 거래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12일까지 신고된 아파트 매매량은 1208건으로 하루 평균 100건에 불과하다. 지난 9월만 해도 하루 평균 400여건이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토막이 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눈치 보기 장세가 당분간 이어지며 현 상태로 올해 부동산 시장이 마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도곡동의 아파트 단지.

◇서울만 오른 2018년… "부·울·경은 침체 극심"

11월까지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1.11% 상승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6.18%로 가장 크게 올랐다. 세부적으로는 아파트가 8.22% 오르고 단독주택은 5.75% 올랐으며 연립주택 가격은 2.85% 상승했다. 서울만큼은 아니지만 3% 이상 상승한 곳으로는 광주와 대구가 꼽힌다. 광주는 3.45%, 대구는 3.18%가 각각 올랐다.

이 외에도 전남(2.48%), 세종(2.12%), 대전(2.01%), 경기(1.83%) 등도 물가상승률에 근접한 상승세를 보였다. 제주(0.82%), 인천(0.36%)은 물가상승률을 밑돌았지만 떨어지지는 않았다.

하락 폭이 컸던 지역으로는 우선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꼽을 수 있다. 울산이 전국에서 가장 큰 폭인 6.04%의 내림세를 보인 것을 비롯해 경남도 4.36% 하락했다. 조선업 등 지역 기간산업의 불황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부산은 1.32% 하락했고 경북도 1.64%의 하락세를 보였다. 영남권에선 대구를 제외한 전 지역이 극심한 침체를 보인 셈이다.

충청권도 약세였다. 대전과 세종은 상승 대열에 들었으나, 충북과 충남은 각각 2.18%와 1.68% 하락세를 보였다. 이 밖에 강원은 1.27%, 전북은 0.06% 하락했다.

◇아파트는 빈익빈 부익부… 단독주택은 전국이 다 올라

아파트만 떼어놓고 보면 격차는 더 심해진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8.22% 올랐지만 가장 크게 떨어진 울산의 아파트 값은 8.85% 하락했다. 부산의 경우에도 아파트만 따로 보면 3.19%의 하락세를 보이며 침체가 심했고, 도 단위 지방 모두 하락 폭이 커졌다.

반면 단독주택 가격은 한 곳도 예외 없이 오름세를 보였다. 단독주택 가격은 전국적으로 3.29% 올랐다. 가장 크게 오른 곳은 세종시로, 올해만 6.23% 상승했다. 아파트 값이 많이 내린 울산과 경남의 경우에도 단독주택 가격은 각각 2.39%와 1.71% 상승했다. 서울의 단독주택 가격은 5.75% 올랐으며 대구(5.00%)와 광주(5.08%), 부산(4.63%)의 단독주택 가격도 만만치 않게 상승했다.

연립주택 가격은 서울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거의 오르지 않거나 하락했다. 전국의 연립주택 가격 상승률은 0.70%. 서울은 지역 전체의 상승 분위기를 타고 2.85% 상승했지만, 경남(-5.94%)과 울산(-3.65%), 충남(-2.93%) 등 아파트 값이 약세였던 지역은 하락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