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현안간담회 대체…청와대, 경제정책 키 쥐나

김수현 정책수석·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2기 경제팀’ 출범과 함께 청와대 정책실장·경제수석, 경제부총리 등이 참석하는 비공식 경제정책 조정회의가 신설된다. 현재 ‘경제현안간담회’라는 명칭으로 운영되는 청와대와 경제부처간 업무 조정회의를 대체하는 방식이다.

10일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 등이 참석하는 비공식 경제 현안 회의가 조만간 운영될 예정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경제현안간담회를 대체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면서 "회의 방식이나 참석자 등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수현 청와대 정책수석.

이번에 새로 만들어지는 비공식 회의는 김영삼 정부, 노무현 정부, 박근혜 정부 당시 ‘서별관 회의’라는 명칭으로 운영되던 비공식 협의체와 유사하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와 달리 한국은행 총재는 참석하지 않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홍남기 신임 부총리가 임명장을 받게 되면 청와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속도감 있게 일을 진척시키기 위해 경제 관계 장관들이 수시로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과거에 한은 총재가 참석한 것이 문제가 되었는데, 그런 성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박근혜 정부 당시 서별관 회의에 참석해 금리 인하 요구를 받았다는 의혹이 있었다.

경제현안간담회는 경제부총리가 주재하고 경제 부처 장관들이 참석하는 것을 기본 틀로 했다. 청와대 정책수석, 경제수석 등이 참석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예외적인 경우였다.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경제현안간담회는 좀 더 소규모로 비공식적으로 진행됐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지만, 경제부처들이 주(主)가 되고 청와대 참모진이 객(客)으로 참석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청와대가 언급하는 비공식 경제현안 회의는 김수현 정책수석, 윤종원 경제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이 함께 협의 테이블을 꾸리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가 경제 정책 의사 결정 전면에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경제현안간담회라는 형식이 사라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