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은 9일 발간한 ‘경기 하방 리스크 관리를 통한 경제 복원력 강화-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 보고서에서 "올 4분기 현재 한국 경제는 경제하강 국면"이라며 "경기 저점이 2019년 형성될 가능성이 높지만 2020년 이후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을 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해 "2017년 5월을 정점으로 하강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 동행 및 선행 지수가 모두 장기간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4분기 현재 하강 국면이 지속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경기 부진의 핵심 요인은 소비였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0.6%였는 데,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1.3%포인트(p)였고 순수출의 기여도는 1.9%p였다"며 "내수 부문 침체를 수출 호조가 상쇄하고 있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내수 부문은 2분기에도 성장기여도가 -0.7%p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다만 전반적인 흐름을 볼 때 소비 부문의 잠재력이 크게 훼손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하락 속도가 완화되는 모습이지만, 선행 지표 등에서 뚜렷한 회복세가 나타나진 않고 있었다. "국내 기계 수주액과 자본재 수입액 증가율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어서 향후 설비투자 회복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다봤다. 건설경기는 동행지표인 건설기성액 증가율은 10월 전년 동기 대비 0.1%에 그쳤지만,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액이 12.6% 늘어났다. 공공수주가 9월 14.7%, 10월 88.4% 늘어나면서 민간 부문 부진을 벌충해주는 모양새다.

수출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11월 증가율은 4.5%로 9~10월(7.3%)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된 점은 향후 수출 경기에 대해 낙관하기 어려운 핵심 요인"이라고 서술했다. "중국으로의 수출증가율이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된 지난 5월을 정점으로 뚜렷한 하강세를 보이다가 11월에는 감소세로 전환되었다"는 게 현대경제연구원의 설명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향후 경기 저점은 2019년 상반기나 같은 해 하반기 초엽에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2020년 이후가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수출 둔화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 "‘W’자형 더블딥(경기 저점 이후 소폭 반짝 회복했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것)이나 ‘L’자형 장기침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비관적 시나리오도 덧붙였다.

주원 실장은 "경기 하강 국면에서 거시적 안전성 및 내수 복원력을 훼손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완화적 통화정책과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내수 부진 가능성에 대해 투자 확대를 통한 성장잠재력 확보 및 소비 활성화를 통한 경제 체력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