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식음료 업계의 제품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는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라면, 과자, 아이스크림, 생수 등의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내년에도 최저임금이 10.9% 오르는 등 비용 증가 요인이 있어, 식음료 업계가 가격 인상으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7일 빙그레(005180)는 내년부터 바나나맛우유 가격을 8% 가량(공급가 기준) 인상한다고 밝혔다. 내년 1월부터 편의점 기준 바나나맛우유 가격은 개당 1300원에서 1400원으로 100원 오른다. 빙그레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인상요인을 내부적으로 흡수해왔으나 더 이상 감내할 수 없어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우유와 남양유업이 우유제품 가격을 올린 데 이어 빙그레도 가격 인상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원유수매 가격이 5년 만에 오르면서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 8월 우유 제품 가격을 3.6% 인상했다. 남양유업도 지난 10월 우유제품 가격을 평균 4.5% 올렸다.

우유를 주 원료로 쓰는 커피와 도넛 등의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전국 26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이디야커피는 이달부터 커피값을 10% 인상했다. 롯데가 운영하는 크리스피크림도넛도 최근 오리지널 도넛 12개 가격을 1만2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1000원 인상했다.

과자 가격도 상승세다. 농심도 지난달부터 새우깡, 양파링 등 스낵류 19개 브랜드, 54종의 출고 가격을 평균 6.7% 올렸다. 편의점에서 1200원에 판매하던 새우깡(90g)의 경우 1300원으로 약 100원 상승했다. 농심(004370)측은 "제조원가와 판매관리비 등 비용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월 롯데제과가 빼빼로, 목캔디 등 가격을 25%, 14.3%씩 인상했고 해태제과도 부라보콘을 200원 올리는 등 가격 인상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쌀값 인상분을 반영해 지난 3월 즉석밥 햇반 가격을 7% 인상했다.

라면 등 가공식품과 생수 가격도 줄줄이 오르는 중이다. 팔도는 이달부터 대표 컵라면 ‘왕뚜껑’의 소비자 가격을 1050원에서 1150원으로 9.5% 올리고, 팔도 비빔면은 4.7% 인상했다. 올해 1월 농심 백산수와 지난 9월 제주개발공사의 삼다수도 출고가격이 각각 7.8%, 6%씩 인상됐다.

식음료 가격 인상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밀가루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라면값 인상 부담이 커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라면은 소비자들의 심리적 반발이 거세 가격인상 요인에도 오랫동안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정간편식(HMR)의 확산으로 라면의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팔도가 라면 가격을 올리면서 다른 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