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한 축산 농가에서 키우는 소의 목에 사물인터넷 기기 ‘팜노트 컬러’가 부착된 모습.

사람만 몸의 일부에 부착하는 웨어러블(wearable) 기기를 통해 생체 리듬을 파악하거나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최근 2~3년 사이 소의 목에 웨어러블 기기를 부착해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기술로 소떼를 관리하는 축산 농가가 크게 늘고 있다.

일본 IT(정보기술) 스타트업 팜노트(Farmnote)가 개발한 '팜노트 컬러'는 전후, 좌우, 상하 움직임을 감지해 소의 운동량, 반추(되새김질), 휴식 여부 등 300여 가지에 달하는 정보를 파악한다. 인공지능(AI)이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에서 소의 상태를 각각 분석한 뒤 농장 직원의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다.

특히 팜노트 컬러는 소의 발정 여부를 파악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농가에선 제때 소를 교배해야 송아지를 생산해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소가 발정났을 때 평소와 다른 움직임을 파악해 농장주에게 알려주는 만큼 교배 시기를 적기에 맞출 수 있는 것이다. 소의 발정 주기는 평균 21일인데 이때를 놓치면 3주를 허비해야 한다. 하지만 팜노트 컬러는 경험 많은 농장 직원도 놓치기 쉬운 미약한 발정 징후까지 파악한다. 그 결과 일본 가고시마(鹿兒島)현 소오(曾於)시 축산 농가의 교배 건수가 팜노트 컬러 사용 이전보다 10% 정도 늘었다고 한다.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팜노트 컬러 판매량은 30배 증가했고 현재 일본에서는 소 27만 마리가 이를 착용하고 있다.

국내에선 대동테크가 IoT를 활용한 발정 감지 시스템 'DDK-히트콜'을 최근 개발했다. 이 역시 소의 목에 부착하는 식이다. 이 기기의 발정 분석 정확도는 92.45%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