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과 무관해 보이는 기업들이 부동산 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사례가 늘며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 성장 동력으로 부동산을 선택하는 기업들이 느는 것인데, 일각에서는 별 시너지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의류·패션기업인 LF는 지난달 22일 업계 3위 부동산 신탁사인 코람코자산신탁 지분 50.74%(111만8618주)를 1898억원에 사들였다.

회사 측은 양수 목적으로 "부동산 금융업 분야 선도 기업인 코람코자산신탁 인수를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코람코자산신탁은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설립과 자산관리, 부동산개발, 투자자문, 부동산신탁 등 부동산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종합 부동산금융회사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해 1074억원의 매출액과 58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LF는 코람코자산신탁을 품으면서 회사 덩치를 키울 수 있는데다 의류에 대한 사업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람코자산신탁이 2017년 실적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LF의 매출액은 7%, 영업이익은 47%, 순이익은 41%, 지배주주순이익은 18% 증가할 것"이라며 "실적 변동에 따라 기여도는 달라지겠지만, 현재 보유 현금의 이자율은 2%대에 불과해 실적에 악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사인 KT도 최근 부동산개발 사업에 투자했다. KT는 지난달 5일 넥스트커넥트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주식 181만6573주를 현물출자(3633억원)로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에 대한 KT의 지분율은 95%에 이른다.

이 회사는 서울 광진구 자양1 재정비촉진구역 7만8000㎡에 주상복합을 개발할 예정이다. 용적률 492.9%가 적용되는 이 주상복합시설에는 35층짜리 오피스텔, 31층짜리 업무시설, 공동주택 7개 동(총 1363가구) 등이 들어선다.

금융투자업계는 이 사업을 통해 올해 4000억원대였던 KT의 부동산 매출액이 2020년에는 7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부동산 산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시도는 늘지만, 일각에서는 전문성이 없는 기업이 부동산 산업에 진출하는 것이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LF의 부동산 자산신탁사 인수가 근본적인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면서 "부동산 자산 신탁 업황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논란과, 본업의 성장 부진으로 앞으로 계속 인수합병(M&A)을 진행할 가능성이 커 이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내수경기 부진으로 기업 환경이 나빠지면서 수출보다는 내수산업 위주로 사업을 펼치는 기업들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고 현금창출이 유리한 부동산업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다만 부동산업도 정부의 규제와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는 만큼 예전처럼 안정적인 사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