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량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주택시장 분위기가 침체한 데다 분양·입주권과 관련된 규제도 강화되면서 된서리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1월 분양·입주권 거래량은 90건(23일 기준)으로 100건에도 채 못 미쳤다. 하루 평균 3.91건으로 올해 최저치였던 5월 거래량(147건, 일평균 4.74건)도 밑돈다. 11월을 기준으로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106건)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10년 만에 최저 수준인 셈이다. 구별로 보면 거래가 가장 많았던 마포구도 10건에 그쳤고 강북구와 도봉구, 양천구는 거래가 아예 없었다.

서울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량도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데에는 양도소득세 강화와 고강도 대출규제에 더해 분양·입주권도 주택 수에 포함되면서 1개 분양권이나 입주권을 가진 경우에도 유주택자로 분류되면서 제약이 커졌기 때문이다.

유주택자가 되면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대출 보증에 제한이 가해지는 등 여러 규제를 받게 된다. 장기 고정금리에 분할상환을 제공하는 보금자리론에서도 분양권이나 입주권 소유자는 1주택자로 간주돼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다. 규제지역에서 새 아파트 청약 당첨도 사실상 어려워진다.

거래는 꺾였지만 아직까지 웃돈은 여전하다. 강남구 일원동 ‘래미안 루체하임’ 121.71㎡ 분양권(7층)은 이달 27억6000만원에 손바뀜돼 이 면적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분양가가 16억8000만~17억6500만원이었으니 10억원 안팎의 웃돈이 붙은 셈이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 전용면적 84.244㎡ 분양권(6층)은 이달 11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같은 주택형의 9월 최고가(12억936만원·14층)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 면적 분양가는 7억7000만~7억8600만원이었다.

거래가 크게 위축된 만큼 앞으로 시세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가 분양·입주권 거래를 다방면으로 묶어놓은 만큼 환금성이 줄어 거래도 맥을 못추고 있는 것"이라면서 "호가를 주도하던 강남 역세권 단지들도 가격 상승세가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