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본주택을 지어놓고 특별공급 공고까지 했지만 교회와의 보상금 갈등으로 5월부터 미뤄져왔던 서울 서대문구 홍제3구역이 일반분양 채비에 나섰다.

최근 조합이 교회 측 요구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면서 분양 재추진 물꼬를 텄는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의 분양가 협의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이르면 내년 2~3월쯤 분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개발 조합이 개최한 임시총회에서 홍제감리교회가 제시한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 부쳐진 결과 과반 이상 찬성표를 받아 통과됐다. 임시예배당과 교회를 신축하는 데 따른 보상비용으로 조합이 총 146억원을 지급하고 기존에 대토로 제공하기로 한 종교부지에 보육부지 일부도 추가로 제공하는 내용이다. 교회가 홍제3구역 안에 있어 재개발하려면 교회를 허물어야 한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3구역.

조합 관계자는 "교회가 최종 합의안을 보내왔고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를 총회 안건으로 올리게 된 것"이라면서 "조합이 그동안 주장했던 보상안과는 거리가 있지만 사업이 더 미뤄지면 안 된다고 판단한 조합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곳은 올해 5월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라는 단지명으로 특별공급 모집공고를 냈고 일반분양을 진행하려 했다. 올해 3월 불광역 인근에 모델하우스까지 완공해 두었다. 하지만 교회와 보상비를 둘러싸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분양이 기약없이 미뤄져 왔다.

총회 결과 갈등이 일단락됐지만 임시 예배당 신축과 교회 건물 철거에 한 달 정도 걸리고 분양보증을 위해 HUG와 분양가 협의도 진행돼야 해 일반분양은 일러야 내년 2~3월쯤 가능할 전망이다. 이전 계획과 동일하게 지하 3층~지상 20층 18개 동, 1116가구로 지어져 이 중 419가구가 일반에 공급될 예정이다.

HUG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최근 1년 간 인근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나 주변 시세의 110%를 넘지 않아야 분양보증을 내주고 있다. 조합은 바로 옆 홍제2구역 재개발 단지인 ‘홍제원 아이파크’ 입주가 내년 1월에 진행한다는 점에서 이를 기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한다는 계획이지만, 실제 추이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홍제원 아이파크는 지난 9월 전용면적 84㎡ 입주권이 10억원을 넘어섰다.

HUG에 따르면 홍제3구역이 있는 홍제동을 기준으로 서대문구 안에서 최근 1년 안에 분양한 단지가 없어야 홍제동 아파트 시세의 110% 이하로 책정이 가능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서대문구에서는 남가좌동 ‘DMC 에코자이’, ‘래미안 DMC 루센티아’, 홍은동 ‘북한산 두산위브 2차’, 북아현동 ‘힐스테이트 신촌’ 등 총 4개 단지가 분양됐다. 홍제1재건축 구역인 ‘홍제 푸르지오’(가칭)도 다음달 말쯤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