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가 27일 오전 4시 53분(이하 한국 시각) 화성 착륙에 성공했다. 인사이트 착륙 성공 소식이 전해지자 캘리포니아주(州) 제트추진연구소의 관제센터는 물론,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장 등지에서 전광판으로 이 장면을 지켜보던 시민들도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짐 브라이든스타인 NASA 청장은 이날 "오늘 인류 역사상 여덟 번째로 화성 착륙에 성공했다"며 "인사이트가 분석한 화성 내부 정보는 앞으로 달과 화성에 우주인을 보내는 데 소중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이트가 보내온 사진입니다” -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톰 호프만 박사가 인사이트호가 화성 착륙 직후 촬영한 화성 표면 사진을 가리키고 있다. 카메라 렌즈가 반투명 덮개로 막힌 채 촬영해 얼룩들이 많이 보이지만 착륙지는 암석이 거의 없는 평탄한 지대임을 알 수 있다.

인류는 1976년 미국의 바이킹 탐사선을 시작으로 이번까지 11번 탐사선의 화성 착륙을 시도했다. 이 중 구(舊)소련의 마스 3호 등 세 번 실패를 겪었다. 이번 인사이트 착륙 성공은 미국 정부 주도의 심우주 탐사와 개발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지구 궤도는 민간에 맡기고 정부는 달과 화성 등 심우주 탐사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우주개발 전략을 수정했다.

'공포의 7분' 무사히 통과

인사이트호는 지난 5월 5일 지구를 떠나 4억5800만㎞를 날아 화성 궤도에 도착했다. 인사이트는 이날 화성 상공 128㎞에서 시속 1만9800㎞의 엄청난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했다.

화성 착륙은 대기권 진입 이후가 가장 힘든 과정이다. 대기가 지구의 1%밖에 되지 않아 공기 마찰로는 착륙선의 하강 속도를 줄일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세 번의 착륙 실패도 모두 감속을 못 해 지표면과 충돌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주과학자들은 대기권 진입 후 착륙까지를 '공포의 7분'으로 부른다. 인사이트는 이날 대기권 진입 후 6분 30초간 방열판과 낙하산, 역추진 로켓을 차례차례 가동해 마지막에는 초속 65m까지 속도를 줄여 연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인사이트의 착륙 소식은 서류 가방 크기의 초소형 인공위성 '마스 큐브 원(영어 약칭 마르코)'이 보냈다. 과거에는 화성과 지구 간 통신 중계 시차가 3시간씩 벌어졌다. 반면 마르코 위성은 초소형으로 기동성이 뛰어난 데다 통신 기술의 발달로 통신 시차가 8분 7초로 축소됐다. 이는 전파가 지구까지 도달하는 시간과 거의 같다.

인사이트가 착륙한 곳은 화성의 적도 인근 '엘리시움 평원'이다. NASA 연구원들은 장애물이 없다는 의미에서 "100㎞가 넘는 주차장"이라고 불렀다. 착륙 직후 인사이트는 동체 밑쪽 카메라로 지표면을 촬영해 전송했는데, 카메라의 반투명 보호 덮개 때문에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바위가 거의 없는 평탄한 지역임을 알 수 있었다.

화성의 핵과 지각 구조 연구

과거 화성 탐사선이 주로 물과 같은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 위한 화성의 지표면을 뒤졌다면, 인사이트는 화성의 내부 지각과 핵을 연구한다. 2020년 11월 24일까지 2년간 지진계로 규모 5 이상의 지진을 포착할 계획이며, 지하 5m 깊이로 들어가는 열 감지 센서도 설치한다. 과학자들은 아직 화성의 핵이 지구처럼 액체인지 아니면 고체 상태인지 알지 못한다. 지진과 열 순환 정보를 알면 내부 물질 상태를 알 수 있다. 이는 화성 개발 때 지진 등 위험 요소를 피할 수 있는 핵심 정보가 된다. 인사이트는 또 레이더로 자신의 정밀 위치를 지구로 전송한다. 이는 화성의 요동 여부를 확인하는 정보가 된다. 만약 인사이트의 위치 정보로 화성의 요동을 관측하면 화성 내부도 액체 상태임을 알 수 있다.

NASA는 인사이트가 착륙한 지 5시간 30분 후 태양전지판을 펼친 것을 확인했다. 본격 임무에 돌입한 것이다. 인사이트는 며칠 내 1.8m 길이 로봇 팔을 펼치고, 두세 달 내 지진계와 열 감지 센서를 설치한다. NASA 과학자들은 "화성의 현 모습을 통해 지구의 미래를 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화성은 현재 지구와 같은 상태를 거쳐 지금과 같은 황량한 상태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