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인터넷기업인 네이버카카오가 해외시장에서 핀테크(fintech·금융 기술) 사업을 본격 확대한다. 국내에서는 각종 규제 탓에 관련 사업 확대가 쉽지 않자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인터넷뱅킹, 가상화폐 등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네이버는 21일 모바일 메신저 자회사 라인의 대만 현지 법인인 라인 파이낸셜 타이완이 현지 인터넷뱅킹 사업 진출을 위해 타이베이 후방상업은행, 중신은행(CTBC), 타이완 스탠다드차타드은행, 타이완 유니언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라인 파이낸셜 타이완이 지분 49.9%를 확보해 최대 주주가 되고 후방상업은행이 25.1%, 중신은행과 유니언은행은 5%씩을 갖게 된다. 컨소시엄은 내년 2월 중순까지 대만 금융 당국에 사업계획서와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라인 관계자는 "2100만명에 이르는 현지 사용자를 바탕으로 라인의 기술력과 협력 은행들의 금융 분야 전문성을 결합해 인터넷뱅킹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도 이날 가상화폐 자회사 그라운드X가 싱가포르에 현지법인 클레이튼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카카오가 연말까지 이 회사를 통해 약 10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가상화폐와 블록체인(분산저장기술) 산업이 가장 활성화된 나라 중 하나"라며 "전략적 투자자 확보, 자금 조달 용이성 등을 감안해 싱가포르에 법인을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11월 가상화폐공개(ICO)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블록체인 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앞서 라인도 싱가포르에 지난 4월 블록체인 자회사인 라인테크플러스를 세우고 7월부터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박스'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