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임원 인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건설업계에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사업 부진에 따른 책임을 묻는 인적 쇄신을 꾀하는 곳부터 최고경영자(CEO) 교체에 따라 조직 개편이 예상되는 회사 등 대대적인 인사가 예고된 건설사들이 적지 않아서다.

대우건설은 연초 회사 매각이 불발되고 올해 6월 김형 사장이 새로 취임하고 나서 이달 첫 인사를 앞두고 있다. 수주 실적 감소와 인수합병(M&A) 실패로 인한 책임 인사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퇴출 임원이 얼마나 될지, 조직은 또 어떻게 바뀔지를 두고 임직원들이 긴장하고 있다.

조선 DB

대우건설은 지난해 임원 인사에도 임원 45명을, 지난 3월 인사에도 본부장급 6명을 내보내는 등 꾸준히 인력을 줄여왔다. 새 사장 취임 후 하는 첫 인사라 조직이 어떻게 개편될지도 관심사다.

업계는 대우건설 임원 인사가 퇴출보다는 승진에 더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구조조정 차원에서 빠진 임원이 너무 많은 데다, 김형 사장이 취임한 뒤 이뤄지는 첫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인 만큼 퇴출 인원을 늘려 조직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보다 승진 폭을 키우며 직원 사기를 북돋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의 협의가 어떻게 진행될지가 변수다.

현대건설과 GS건설 등도 임원 인사를 앞두고 있다. 현대건설은 건축사업본부장을 교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지난달에도 토목사업본부장을 교체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경영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차원에서 주요 고위급 임원을 교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GS건설은 해외플랜트 부문을 중심으로 하는 인력 구조조정설이 돌고 있다. GS건설은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해외플랜트 쪽은 상대적으로 부진해 강도 높은 임원 인사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도 큰 폭으로 감소해 도시정비분야 임원들의 교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CEO들의 거취 문제도 관심사다. 조기행 SK건설 부회장은 지난 7월 라오스 댐 붕괴 사고가 발생하며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조 부회장은 올해 회사 실적이 좋았지만 SK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교체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내년 초 임기 만료를 앞둔 대표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2월 취임한 롯데건설 하석주 대표와 올해 초 1년 유임에 성공한 한화건설 최광호 대표 등은 모두 내년에 임기가 끝난다. 롯데건설 한 관계자는 "그룹의 인사 쇄신폭에 따라 회사 인사가 좌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부문별 임원 교체 수준에 따라 후속 직원들의 인사폭도 달라질 수 밖에 없어, 평직원이나 임원이나 모두 이맘 때면 긴장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면서 "특히 올해는 실적에 따라 인사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