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온라인 거래 영역(온라인 커머스)을 강화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에 대한 사용자 수요 충족과 함께 편의성을 제공해 플랫폼으로서의 자리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매출 증대 효과도 크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사업자 고객 유치가 중요한데 각 플랫폼별 장점을 내세워 적극적으로 유치 중이다.

통계청과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는 78조2273억원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최근 10년(2008~2017년)간 17.6%, 최근 5년(2013~2017년)간으로 보면 19.4%다. 2022년이면 온라인 쇼핑 시장의 규모가 최소 176조200억원에서 최대 189조8000억원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톡의 선물하기 화면과 쇼핑하기 화면. 카카오는 카카오 커머스를 별도로 분사해 사업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시장 규모를 키워가는 온라인 쇼핑은 인터넷 사업자에게도 중요한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 전체 검색의 약 3분의 1이 쇼핑 관련 검색이다. 또 카카오의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의 연간 거래액은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섰다.

네이버(NAVER(035420)), 카카오(035720)와 같은 국내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은 물론 구글과 같은 해외 사업자도 국내 온라인 유통 시장에 진출할 만큼 중요한 부분이 됐다. 이들은 각 서비스의 특징을 살려 점차 온라인 쇼핑 영역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 커머스를 법인으로 분사해 관련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카카오의 전략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다. 사용자들이 쇼핑 서비스를 쉽게 이용하고 카카오페이를 통해 쉽게 결제하고, 사업자들에게는 카카오톡 기반 광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이를 통해 기존 선물하기 서비스 외에도 온라인 쇼핑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카카오 커머스 분사를 통해서 카카오톡 외에도 온라인 쇼핑 사업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온라인 쇼핑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만큼 사업자 확보가 중요하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광고를 연계하는 것은 물론 카카오에 쇼핑몰을 쉽게 만들게 해 사업자를 점차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또 선물하기와 같은 새로운 쇼핑 영역을 만든 만큼 카카오톡 내에서 쇼핑 경험을 다양화 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네이버는 네이버 쇼핑, 스마트 스토어, 네이버 페이 등을 통해 사용자 쇼핑 경험의 편의성을 증대시키고 있다. 특히 스마트 스토어는 카드 결제 수수료 외에 별도 수수료가 없이 누구나 입점 가능한 형태로 만든 일종의 오픈 마켓이다. 중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데,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한 상품 추천 기능까지 더했다.

네이버는 스마트 스토어를 통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면서도 사업자와는 상생하는 이미지를 구축하며 플랫폼을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 스토어에 입점한 업체는 신규 입점 업체라도 사용자가 찾는 상품을 보유하고 있으면 노출이 쉽고 누구나 네이버 페이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복잡한 관리, 엄격한 보안 체계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네이버가 크게 이익을 보는 측면이 없어 보이지만 스마트 스토어의 입점 업체가 성장하게 되면 향후 네이버 쇼핑 입점 업체가 되는 것은 물론 네이버 검색 광고 등의 주요 광고주가 될 수도 있다.

이미 네이버는 쇼핑 분야에서 쇼핑 검색을 포함해 여러 서비스에서 시장 포식자가 됐다. 덕분에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는 이미 입점 업체 수가 22만개 이상이다. 하지만 모바일 쇼핑은 사용자가 여러 쇼핑앱을 깔고 상품을 검색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네이버 모바일 개편을 통해 실험적으로 선보이는 ‘웨스트 랩’ 영역에서 모바일 커머스를 테스트한 후 향후 새로운 전략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구글 쇼핑 베타 사이트에서 노트북을 검색해 나온 결과. 현재는 11번가와 위메프 제품을 시범적으로 연결해주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서 IT 공룡인 구글도 국내 온라인 시장 쇼핑에 진출할 예정이다. 네이버 쇼핑과 비슷한 형태로 서비스 될 예정인데 구체적인 서비스 시기를 공개하진 않고 있지만 연내 베타 테스트를 끝내고 진출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에 서비스 중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바탕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AI 스피커 구글 홈 등에서 쇼핑을 이용하게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현재는 구글 쇼핑 사이트를 만들고 시범 서비스 중이다. 특정 상품을 검색하면 현재는 판매자로 11번가와 위메프를 연결해주고 있다. 앞으로 구글 쇼핑 입점 업체도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업체가 등장하게 되면 기존 유통 업체들도 상당히 위협을 받게된다. 한 온라인 쇼핑 업체 관계자는 "사용자 편의를 가장 앞에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상 서비스를 통해 가장 크게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한 것"이라며 "여러 서비스와 손쉬운 입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온라인 유통업체보다 경쟁력에서 앞서 나가게 되면 언제 입점 수수료를 받을 지 알 수 없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런 우려에도 당분간 온라인 쇼핑 영역에서의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의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온라인 쇼핑은 사실 실험적인 AI 서비스 등을 포함해 모든 서비스에서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핵심 분야"라며 "경쟁적으로 플랫폼 확대와 사용자, 사업자 확보에 힘쓰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어 국내에서의 출혈 경쟁이 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