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00 선이 무너지는 폭락을 오가면서 모처럼 재미를 보던 건설주들의 몸값도 꺾이고 있다.

건설사들의 주요 주주였던 국민연금과 운용사 등 기관 투자자들이 매도 행렬에 나서면서 당분간 주가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실적이 좋았던 건설사들 가운데도 내년 전망이 불투명한 곳이 적지 않다.

코스피지수는 9월 말부터 한 달 반이 넘도록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9월 29일 2355로 마감했던 코스피지수는 폭락을 거듭하며 지난달 29일 한때 1996까지 떨어졌다 현재 2000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불안감에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한국 증시도 힘을 잃고 있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당장 국내 증시 ‘큰손’인 국민연금공단부터 건설사 보유 비중을 줄이고 있다. 국민연금은 6월 말 이후 9월까지 대림산업의 주식 13만여주(0.34%)를 매도했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은 현대건설의 주식 2만여주(0.03%)도 팔아치웠다. 지분율은 각각 대림산업 13.61%, 현대건설 11.22%로 감소했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3분기 국내 주택 매출에 힘입어 실적이 좋았지만,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주가가 최근 한달간 조정을 많이 받았다"고 분석했다.

국민연금은 HDC현대산업개발의 보유 비중도 줄이고 있다. 지난 9월 한달여간 HDC현대산업개발의 주식을 지속적으로 사고 팔며 약 10만여주를 매도했다. 지분율은 현재 11.77%다.

신영자산운용은 코스피지수가 급락하던 지난 한 달 동안에만 태영건설의 주식을 여러 차례 사고파는 과정에서 총 50만여주를 매도했다. 지난 5월 이후 지분율은 6.99%에서 5.72%로 1.27%포인트(97만여주) 감소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태영건설의 경우 올해 주가 변동성이 극심했다"면서 "올해 예정된 4개 분양 사업 중 2개 사업이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실적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