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로 예정된 삼성화재(000810)3분기 실적발표에 손해보험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하반기 손보사들 순익 감소세 주원인으로 꼽히는 자동차보험 손해율(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에 대한 관심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대표주자(업계 1위) 삼성화재가 연내 ‘총대를 메고’ 차보험료 인상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조선DB

지난 9일 손보업계 2위 현대해상(001450)은 3분기 순이익이 1009억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5%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8%와 12.9% 줄어든 3조2162억원과 1445억440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일반보험과 장기보험 손해율은 개선됐으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지난해 3분기 말 78.8%에서 올해 3분기 말 86.6%으로 상승해 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오는 14일 삼성화재 실적발표 후 최근 급상승한 차보험 손해율에 따른 실적 저하가 이슈가 될 것"이라며 "이후 차보험료 조정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10월 차보험 손해율은 3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대형 4개 손보사의 10월 차보험 손해율(가마감)은 일제히 90%를 넘겼습니다. 업체별로는 삼성화재 90.4%, 현대해상 93.8%, DB손보 92.8%, KB손보 94.5% 등입니다.

현대해상의 손해율은 2015년 12월(99.5%)이후 약 3년만에 최고치였으며 KB손보도 지난 2015년 12월(98.1%) 이후 약 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적정손해율(78~80%)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것입니다. 업계 손해율이 적정손해율보다 1%포인트 높아질 때마다 연간 약 600억원의 비용이 더 듭니다.

주요 손보사들의 차보험손해율은 이미 올해 6월 말 80%를 넘겨 전년동기보다 3%포인트 정도 높았던 상황입니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한방치료 비용의 원가 상승 등 보상환경이 지속적으로 악화됐고 전년도 보험료 인하 효과와 10월 기온 하락에 따른 자동차 사고 급증 등이 맞물리면서 손해율이 매월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 말 손해율이 100%를 넘겨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에 따라 손보업계는 연내 적어도 4~5% 수준의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원칙적으로 보험사가 보험료를 자율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차보험은 자동차를 보유한 고객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 상품인 데다 물가상승률에 직접 반영되는 만큼 금융당국이 사실상 승인해야 조정할 수 있습니다.

‘키’를 쥔 금융당국은 인상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아직 인상폭과 인상시기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습니다. 손보사의 차보험 사업비 누수 여부와 비용 흡수 능력 등을 더 따져봐야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내부적으로 2% 선에서 인상 허용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6월 손보업계와 정비업계가 자동차 정비요금 협상을 8년 만에 타결했는데 자동차정비 표준공임(인건비)이 평균 2.9% 올랐기 때문입니다. 차수리에 드는 비용이 비싸진만큼 차보험료에 반영하는 걸 고려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