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한 이후 주유소 휘발유‧경유 판매 가격이 조금씩 하락하고 있다. 특히 정유 4사 폴(상표)을 달고 있는 주유소(직‧자영 포함) 중에선 GS칼텍스가 휘발유 값을 가장 많이 내려 눈길을 끌고 있다.

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유류세 인하 첫날인 지난 6일 전국 평균 보통휘발유 값은 1L당 1665.50원으로 전날(5일) 1690.30원보다 24.8원 하락했다. 7일 오전 10시 기준 휘발유 값은 L당 1656.11원으로 전일 대비 9.39원 더 내려갔다. 6일 0시 유류세 인하가 시작된 이후 L당 34.19원 떨어졌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GS칼텍스 주유소에 차량이 주유를 하고 있다.

경유 값은 L당 1495.76원(5일)에서 1487.46원(6일)으로 17.3원 하락했다. 경유 가격도 오전 8시 기준 1470.62원으로 전일 대비 7.84원 떨어진 상황이다. 유류세 인하에 따른 판매가격 인하 움직임에 동참하는 자영주유소가 조금씩 늘고 있어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조치에 따른 제품 판매가격 하락 폭은 서울, 제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제주 휘발유 값은 각각 L당 58.52원, 76.71원씩 떨어져 전국 평균(24.8원)보다 큰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과 제주는 유류세 인하 전 전국에서 휘발유 값이 가장 비싼 지역으로 꼽혔다. 비교적 휘발유 값이 저렴한 경남, 경북은 각각 16.74원, 15.43원 떨어지는데 그쳤다.

정유사별로 살펴보면 GS칼텍스 상표를 단 주유소가 SK에너지,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경쟁 주유소보다 유류세 인하 영향을 많이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GS칼텍스 폴 주유소는 6일 L당 32.91원을 낮춰 에쓰오일 주유소(L당 10.36원)보다 22.55원 더 많이 휘발유 값을 내렸다.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주유소는 각각 L당 25.59원, 18.92원씩 휘발유 값을 낮췄다.

5일까지만 해도 GS칼텍스 주유소 평균 판매가격은 에쓰오일 주유소보다 비쌌지만, 6일 유류세 인하 이후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SK에너지 다음으로 비싸던 GS칼텍스 휘발유는 정유 4사 가운데 가장 싼 주유소가 됐다. 6일 기준 GS칼텍스(L당 1660원)는 현대오일뱅크(1664.62원), 에쓰오일(1673.26원), SK에너지(1680.79원)보다 싸다.

알뜰주유소는 L당 46.29원을 내려 정유 4사 폴 주유소보다 큰 하락 폭을 기록했지만, 대부분 고속도로나 지방에 자리 잡고 있어 수도권 소비자 체감이 어려운 상황이다. 알뜰주유소는 유류세 인하 전후로 가장 싼 주유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만 주유소 3곳 중 1곳은 유류세 인하 효과를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넷에 휘발유 값을 보고한 서울 시내 주유소 509곳 중 165곳(32.4%)은 휘발유 값에 변동이 없었다.

반면 서울 시내 주유소 가운데 L당 123원씩 휘발유 값을 내린 주유소는 242곳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번 유류세 인하 효과가 소비자 가격에 100% 반영되면 휘발유 값이 L당 123원씩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L당 123원씩 휘발유 값을 내린 주유소는 대부분 정유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주유소다. 휘발유 값을 L당 124원 이상 내린 주유소도 21곳으로 나타났다.

휘발유 값을 가장 많이 내린 주유소는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SK에너지 S주유소다. S주유소는 휘발유 값을 1989원(5일)에서 1799원(6일)으로 L당 190원 내렸다. 반면 유류세 인하 조치 이후 오히려 휘발유 값을 올린 곳도 있다. 서울 서초구 에쓰오일 H주유소는 휘발유 값을 1678원에서 1698원으로 L당 20원 올렸다.

현재 기름 값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지만 자영주유소 대부분 기름 값 인하 움직임에 동참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세금 인하분인 L당 123원 만큼 휘발유 값이 떨어지려면 7~14일가량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