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006400)가 라이벌 기업인 LG화학(051910)을 제치고 올해 ‘국내 1위 배터리 회사’ 자리에 오를 전망이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결함으로 홍역을 치렀던 2016년과 지난해 LG화학에 1위를 뺏긴 것을 설욕하는 셈이다.

삼성SDI는 올해 소형·에너지저장장치(ESS)·자동차 배터리가 골고루 성장, 전지사업에서만 7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LG화학은 올해 매출 목표(6조1000억원)보다 약 5% 증가한 6조원대 중반의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배터리가 삼성·LG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이라는 점에서 대표 선수인 두 회사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SDI 직원이 자동차용 배터리를 검사하고 있다.

◇ 삼성SDI, 소형전지 사업 자신감 회복

삼성SDI는 올 1~3분기에 전지사업에서 5조66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미 지난해 연간 전지사업 매출(4조2978억원)보다 7600억원가량의 매출을 더 올렸고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달 26일 올 3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가 3분기 대비 매출·수익성 측면에서 개선될 것"이라며 "소형은 하이엔드 원형 전지, 폴리머 전지 판매가 급증했고, 중대형은 ESS가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SDI는 자동차용 전지 매출·수주 실적을 공개하진 않지만 "최근 주요 자동차 회사들과 협의한 장기공급 물량은 업계 선두권"이라며 "성능·품질·안정성을 갖춘 업체에 공급이 몰리고 있어 삼성SDI의 계약 물량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LG화학은 올 1~3분기에 전지사업에서 4조442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올 4분기엔 자동차 전지에서만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등 전지 사업에서 2조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정호영 LG화학 사장(CFO)은 지난 26일 올 3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올 4분기에 자동차용 전지가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고, 내년 2분기 이후에는 한자릿수 초반의 영업이익률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올 상반기 말 기준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가 60조원이었는데, 대형 프로젝트 진행 등으로 수주잔고가 상당폭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 60조원+?

삼성SDI와 LG화학은 내년에 전지 사업에서만 10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SDI는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 정체되면서 물량이 하향 조정되고 세트 업체(휴대폰 제조사)가 타이트한 재고 정책을 구사할 것"이라면서 "주요 고객 신규 플래그십 모델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중국 지역 고객과 중저가 스마트폰 공급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소형전지 사업에서 전동공구 등 비IT 시장도 꾸준히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자동차용 전지는 최근 재규어 전기차에 삼성SDI가 강점을 가진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고, 전기차 스타트업, 중국 기업도 원통형 배터리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2020년에 90기가와트시(GWh)까지 늘릴 계획이었으나, (수주 물량 증가로) 10~20%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강창범 LG화학 상무(전지 경영전략담당)는 "전기차 배터리는 내년에 올해 대비 50~60% 성장하고, ESS 배터리는 내년에 올해 대비 두배 성장이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