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아마존·구글·페이스북과 같은 미국의 대표 기술 기업들도 우울한 4분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 애플은 지난 1일(이하 현지 시각) 3분기 매출 629억달러(약 71조원), 순이익 141억달러(약 16조원)를 달성해 3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최대 성수기인 4분기 매출은 시장 전망치(929억달러)를 하회하는 915억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4분기부터는 판매 대수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향후 실적에 자신이 없으니 숫자를 가리려고 한다. 애플에 대한 기대치를 너무 높게 잡지 마라"고 보도했다. 애플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6.48%나 급락했다.

아마존도 지난달 말 4분기 전망을 내놓았다가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9.3% 급락하는 일을 겪었다. 아마존은 4분기 매출을 약 695억달러(약 78조원)로 예상했지만, 시장 전망치인 739억달러(약 83조원)엔 한참 못 미쳤다. 블룸버그는 "4분기가 온라인 쇼핑 성수기인 것을 감안할 때 실망스러운 수치"라고 보도했다.

구글과 페이스북 역시 세계 전역에서 부는 인터넷 기업 규제 바람으로 인해 과거와 같은 성장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도 아마존과 같은 날 월가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5.3%나 떨어졌다. 가짜 뉴스, 개인 정보 유출로 홍역을 치렀던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최고경영자)는 지난달 말 "올해는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 대표 기업의 주가도 최근 3개월 새 20%가량 하락했다. 지난 9월 초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했던 아마존은 1일 현재 8140억달러로, 두 달 사이 시가총액이 200조원(1860억달러) 증발했다. 알파벳과 페이스북의 주가도 8월 고점 대비 약 15% 떨어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