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상에 원화 가치도 동반 급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혀온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자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뚝 떨어졌다(원화 가치 급등).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6.5원 내린 1121.6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일(1119.2원) 이후 한 달 만에 최저치다. 이날 환율 낙폭은 20.1원 폭락했던 2017년 1월 5일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최대 폭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일 전화 통화로 무역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논의를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확산됐다. 미국 뉴욕 증시가 상승했고 달러는 유로화, 엔화 등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악화 일로를 걷던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될 실마리가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방금 길고 매우 좋은 대화를 가졌다"며 무역을 주제로 토론이 잘 진행됐고, 두 정상 간 아르헨티나 회동이 예정돼있다고 밝혔다. 이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진행되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중국 외교부도 양국 정상 간 통화 사실을 알리며 G20 정상회담 기간,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중대한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위안화 가치가 상승한 것도 원화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인민은행은 2일 오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43% 내린 달러당 6.9371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가치가 0.43%만큼 절상됐다는 의미다. 그동안 가파른 위안화 절하 추세가 이어지면서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에 근접했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 분위기를 보이는 가운데 위안화 가치가 비교적 큰 폭 절상되면서 원화 가치도 동반 급등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위험 자산 선호에 기반한 달러 약세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도 큰 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