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구글·페이스북·아마존 등 글로벌 인터넷·전자상거래 기업들에 '디지털 서비스세(稅)'를 부과하겠다고 29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달 초 스페인이 기업들을 겨냥한 디지털 서비스세 징수 방침을 발표한 데 이어 영국도 과세를 추진하는 것이다.

영국 정부는 이날 예산안 발표에서 "2020년부터 온라인 서비스 기업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서비스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며 "영국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2%를 세금으로 걷어 2022년부터 연간 4억 파운드(약 5830억원) 이상의 세수를 거둬들이겠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전 세계에서 5억 파운드(약 7286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면서 이익을 내는 인터넷·전자상거래 기업들을 대상으로 과세하겠다고 밝혔다.

IT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구글·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 같은 기업들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동안 이 기업들은 매출과 이익 대부분을 서버를 둔 조세 피난처로 옮겨 세금을 회피해왔다. 각국에서 정확히 얼마의 이익을 내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법인세를 징수하는 것도 어려웠다. 하지만 영국 정부처럼 매출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면 이익과 무관하게 징수할 수 있다.

이런 움직임이 다른 국가들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일본 정부는 내년 오사카에서 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에서 글로벌 온라인 기업들에 대한 과세 문제를 주요 의제로 논의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내년 예산안에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과세 방안을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도와 멕시코, 칠레 등 아시아와 중남미 국가들도 글로벌 온라인 기업들에 대한 과세를 추진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