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의 올해 재건축·재개발 수주 실적이 예년보다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전반적으로 수주 물량이 쪼그라든 가운데, 올해 계획했던 수주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는 건설사들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을 무대로 수주 공략에 나선 중견 건설사들이 수도권에 집중한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실적을 앞지르는 곳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사들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대림산업의 재건축·재개발 수주 실적은 1조5297억원(당사 도급액 기준)으로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대구 서대구지구(5732억원), 인천도화1구역(3900억원), 부산 대평1구역(1917억원), 경기도 시흥 대야3 영남아파트(1664억원), 서울 문정동 136번지(1191억원), 부산 남산1구역(893억원)을 수주했다.

지난 6월 현대건설이 수주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쌍용2차 재건축 현장.

이어 포스코건설(1조1789억원)과 롯데건설(1조237억원)이 각각 1조원 이상의 수주금액을 기록했다. GS건설(9187억원)을 제외하고 SK건설(5872억원), 현대건설(5815억원), 대우건설(5295억원), HDC현대산업개발(5203억원), 현대엔지니어링(4961억원) 등이 모두 5000억원 안팎의 수주고를 기록 중이다.

지난 한해 현대건설이 4조6467억원, GS건설이 3조7165억원의 수주 실적을 올리는 등 대부분 대형 건설사들이 1조원 이상 사업을 따낸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올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되고 재건축 시장에 각종 정뷰 규제가 더해지면서 수주 물량 자체가 줄었고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한 경찰의 수주 비리 수사도 강화되면서 수주 경쟁이 한풀 꺾였다. 연말까지 남은 대어급 사업지도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가운데 중견 건설사들은 지방을 중심으로 소규모 사업지 ‘다다익선’ 수주 전략을 펼치면서 올해 수주금액이 대형 건설사들에 견줄 것이란 전망도 많다.

호반건설은 올해 경기 남양주 지금·도농 6-2구역(3900억원), 군포10구역(3368억원), 서울 용산 국제빌딩 주변 5구역(1153억원), 대구 서구 내당동(716억원), 서울 자양 12구역(690억원), 개봉5구역(666억원) 총 1조493억원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한양은 광주누문구역(5577억원), 대전 복수동 2구역(1747억원)에 걸쳐 총 7324억원을 수주했다. 코오롱글로벌은 대구 신암(3311억원), 부산 새연산아파트(953억원) 등 4264억원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한신공영과 두산건설은 각각 2598억원, 2487억원의 수주실적을 쌓았다. 특히 계룡건설산업과 제일건설은 올해 보문2구역과 동선2구역 사업권을 따내며 서울 입성에 성공했다. 금강주택과 모아종합건설은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하며 업계 주목을 받기도 했다. 각각 인천 학익4구역과 십정4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따냈다.

중견 견설사 한 관계자는 "주택 사업 기회가 줄면서 금액이 적더라도 경쟁이 덜한 곳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면서 "정비사업에서도 중견 건설사들의 브랜드 인지도가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