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향후 5년간 국내외 전 사업부문에 걸쳐 50조원을 투자하기로 23일 결정했다. 신동빈 롯데그룹회장(사진)의 구속으로 둔화됐던 경영활동을 빠르게 정상화하고 미래성장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국가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신 회장은 이날 오전 임원회의에서 롯데그룹 투자와 고용계획을 확정했다. 롯데는 내년 약 12조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국내 유화사를 인수했던 2016년 투자금액(11조 2천억원)을 넘어서는 수치이자, 사상 최대 규모다. 유통 부문에서는 온라인 역량 강화에 집중 투자하고, 화학 부문에서는 한국 및 인도네시아, 미국에서 에틸렌 등 대규모 설비 증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롯데는 유통과 화학을 중심으로, 2023년까지 사업부문별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데 지속 투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룹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을 이루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해 나갈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는 인도네시아, 베트남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신시장 진출도 지속 추진한다.

롯데는 또 성장을 위해 향후 5년간 7만명을 고용하기로 결정했다.롯데는 내년 1만3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유통부문의 이커머스(e-commerce) 분야에서 많은 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은 임원 회의를 마치고 일본으로 건너가 1~2주 가량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일본을 방문해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일본 롯데의 주요 경영진을 만나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에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 회장은 한·일 양국 롯데 지배 구조의 정점(頂點)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에게 그간의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도 구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법정구속되자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에서 사임했다. 일본에서는 통상 기업 경영진이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 즉시 해임하는 것이 관례다.